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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메리 Oct 13. 2023

단바망간기념관 - 강제징용노동자의 아픔

낯선 일본인 차를 얻어 타고 가다

2012. 5. 31.


  단바망간기념관은 일제강점기 징용 온 조선인 노동자(따라서 현재 운영자는 재일교포이다.)가 광산 노동을 했던 현장에 평생을 모은 돈으로 건립한 기념관이다.

  교토역에서 슈잔행 버스를 탔다. 버스가 처음에는 교토 시내를 돌다가 산중으로 갔다. 미리 조사를 하고 왔지만 기념관이 교토 시내가 아닌 산중에 위치해 있다는 건 모르고 있었다. 버스는 산길을 한참을 달리다가 버스정류장 표지판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곳이 나타나면 멈춰서 하차하는 승객을 내려주고는 산길을 계속 달리길 반복했다. 산에 나무가 울창해서인지 낮인데도 괜히 무서웠다. 조금 불안했지만 안내 방송에 집중하며, 울창한 나무를 감상하며(?) 앉아있었다.


  1시간 정도를 달려서 종점인 슈잔역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니 산속이었다.


  ‘응? 이제 어떻게 하지?’


  그때 뒤에서 어떤 여성이 내게 말을 걸었다. 버스를 타기 전 확인 차 물어봤던 사람이었다. 버스 안에서 내 뒤에 앉아 있었는데 왠지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 내게 말을 걸었다고 했다.

  목적지가 어디인지 묻기에 단바망간기념관이라는 곳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처음 들어보는 곳이라고 했다. 근처에 낡은 대합실이 있었고 그녀와 함께 대합실로 향했다. 대합실 안의 직원 아저씨가 버스 시간표를 보여 주었는데, 교외라 버스가 자주 없고 막차 시간이 일렀다. 교토로 돌아가는 막차가 곧 도착할 예정이라 단바망간기념관은 가보지도 못한 채로 막차를 타고 다시 교토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그녀가 근처에 자기 집이 있으니 거기에 들러 자신의 차로 나를 목적지까지 태워 주겠다고 했다. 그녀는 이 산속 마을(?)의 주민인 것 같았다. 나는 얼른 감사 인사를 하고는 그녀를 따라갔다.

  한적(閑寂)한 산속 길을 걷다 보니 동화에 나오는 것 같은 마당 있는 예쁜 집이 나왔다. 따라 들어가 보니 거실에 고양이가 두 마리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녹차를 타주고는 내가 녹차를 마시는 동안 단바망간기념관을 노트북으로 찾아보았다. 그녀가 노트북 검색을 하는 동안 나는 녹차를 마신 후 내가 내려놓은 가방에 관심을 가지는 고양이들의 사진을 찍으면서 놀았다.

  검색을 마친 그녀와 같이 집밖으로 나와 그녀의 차를 타고 기념관으로 갔다. 차 안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가다 보니 단바망간기념관에 도착했다. 기념관은 그녀의 집보다 더 깊은 산속에 위치해 있었다. 낡은 간판이 세워진 입구 옆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입장료를 받고 계셨고 입장료는 1200엔이었다. 일본의 일반적인 관광지 입장료보다 비싼 편이었다.

  입구를 지나니 작고 낡은 기념관 건물이 세워져 있고 그 옆으로 동굴이 있었다. 나를 데려다준 그녀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고 나 혼자 동굴로 들어갔다. 불빛과 표지판이 있었지만 많이 컴컴했다. 동굴 깊숙이 갈수록 무서워서 다시 나가고 싶어졌다. 그런데 광산 노동은 내가 컴컴하다고 느낀 그 공간보다 훨씬 깊숙한 지하에서 하는 것이었다. 무서운 와중에도 사진을 열심히 찍으며 얼른 출구가 나오길 바랐다.

  동굴을 빠져나와 이번에는 기념관 건물로 들어갔다. 그녀도 건물 내부를 둘러보고 있었다. 거기에는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광산 노역을 했던 노동자들의 사진과 그에 대한 설명, 징용 현장 지도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지도를 보니 교토의 유명 관광지들 근처의 철도였다. 그 철도를 만들 때 한국인 징용자들이 노역했다고 적혀 있었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타고 다니는 전철의 철도가 한국에서 징용자들의 노역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작년의 경험을 떠올리며 나에게 큰 도움을 준 그녀와 연락처를 교환했다. 그녀는 타케우치상(竹内さん)이었다.



  망간을 파기 위해 온 남편을 따라, 1930년경, 조선으로부터 단바에 왔다. 남편은 망간 채굴을 약 30년간 한 후 진폐증이 발병해, 1986년에 사망했다.

  여기저기 광산에 갔지만, 5명의 아이가 있어 생활은 편안하지 못했다. 남편은 병으로 괴로워하며 사망했다.




단바망간기념관 가는 길


자동차로 오는 법(車での行き方)


교토시 중심부로부터 차로 약 1시간

京都市中心部から車で約1時間。


우쿄구의 후쿠오지 교차점으로부터 타카오를 빠져서 국도 162호선을 향해 북쪽으로!

右京区の福王子交差点から高雄を抜け国道162号線をひたすら北へ。


게이호쿠정에 들어가, 슈퍼 「サンダイコー」를 지나 북쪽으로 6km, 162호선을 따라 단바망간기념관 간판을 우회전

京北町に入り、スーパー「サンダイコー」を過ぎ更に北へ6km、162号線沿いの「丹波マンガン記念館」看板を右折。


※차의 수량을 줄이고 있으니, 가능한 한 함께 타고 와주세요.

※車の数を減らすため、できるだけ乗り合わせておいで下さい。


버스 안내(*편이 적으니 주의해 주세요.)

バスのご案内(*便が少ないのでご注意ください。)


교토역에서 <JR버스 타카오/케이호쿠선>의 종점 「슈잔」 하차

京都駅より<JRバス・高雄/京北線>にて終点「周山」下車。


교토역(京都駅)14:00 → 슈잔(周山)15:20

교토역(京都駅)15:30 → 슈잔(周山)16:53


その後、周山より<京北ふるさとバス>にて9分、「下中」下車。下中より徒歩15分。

(그렇지만 꼭 알맞은 시간의 버스가 없습니다. 슈잔으로부터 택시도 이용 가능합니다. 기념관까지 약 6km)

(ですが丁度よい時間にバスがありません。周山からタクシーもご利用になれます。記念館まで約6km。)


※돌아가는 길, 교토행 버스는 슈잔발 19:25가 막차입니다. 버스로 오신 경우 돌아갈 때는 차로 오신 분에게 편승하거나 다음날 돌아가셔야 합니다.

※帰り道、京都行きのバスは、周山発19:25が最終です。バスで来られた場合、帰りは車で来られた方に便乗するか、翌日お帰りになるかのどちらかになり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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