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드로잉
대학교와 그림책학교를 다닐 때 ‘크리틱(critic)’ 시간이 따로 있었다.
내 그림을 보며 교수님이 뭐라고 평가할지,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늘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난다.
여러 개의 그림이 쭉 놓인 중간 어디쯤에 끼여 있던 내 그림이 왠지 부끄럽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그랬다. 평가가 좋으면 떳떳해지고 아니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고.
좋은 그림=독창적이면서도 예술적일 것! 을 그려 내야 한다는 압박감은 크리틱 시간 때문에 더 심해졌던 것 같기도 하다. 누가 누가 더 잘했나 누구 작품이 가치 있고 누구 작품이 별 볼일 없을까 따지고 평가하는 일방적인 크리틱 시간이 나는 정말 싫었다.
비록 강압적이나 날카롭게 표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냥 그 자체로 힘들고 부담스러웠다.
그날 앞에서 평가받는 그림은 그냥 그날 그린 그림일 뿐인데 왜 그렇게 거기에 큰 의미를 두었을까.
점수를 받고, 예술적이라고 인정을 받고, 그림으로 뭔가 받아야 된다고 생각했으니 그렇게 평가에 민감했던 것은 아닐까.
옆 사람과 비교해서 내 그림을 평가하고, 권위 있는 누군가의 의견에 따라 내 그림을 평가하는 것은 자유롭게 작업을 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냥 참고 정도만 해야지 그것에 의지하는 순간 바로 커다랗고 하얀 화면 앞에서 손도 마음도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그래도 내가 어디쯤 왔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 가며 작업을 해야겠지.
비교는 어제의 나와 하기!
남의 평가 대신 스스로 파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