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흐르듯

관찰 드로잉

by 오월아이

나는 종종 생각에 사로잡힌다.

일단 무엇인가에 사로잡히고 나면 그때부터는 내가 나 스스로의 생각을 나의 의지로 떨쳐내버리지 못할 때가 많다. 그 생각들이 긍정적 에너지를 가질 때도 있지만 보통은 부정적 에너지가 강할 때가 많다.

긍정적인 생각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쓱 흘러가곤 하는데 왜 부정적인 생각은 그렇지 못하고 목구멍에 뭐가 걸린 것처럼 머릿속 어딘가에 걸려서 나를 자꾸 컥컥거리게 만드는 것일까?

부정적인 생각을 애써 부정하지는 못한다. 그것 또한 내 정신의 일부이니까.

대신에 그런 생각이 일어날 때 거기에 사로잡히지 않고 물 흐르듯이 흘러가게 만드는 것,

그것을 연습해야 한다.


몇 가지 내가 찾아낸 나에게 맞는 방법들이 있다.

우선 요가와 명상.

내 생각은 의지로 안 되지만 내 몸은 내 의지로 묶어둘 수도 풀어줄 수도 있다.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 바르게 정자세로 앉는 순간부터 내 몸에 보내야 하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각하는 에너지를 멈추고 내 몸에 집중을 해야 한다.

명상도 마찬가지로 가만히 몸을 멈추고 정지해 있기 위해 에너지를 써야 하기에 감정과 생각의 에너지가 저절로 스르르 가라앉게 된다.

지루함을 특히 잘 못 견디는 나(주의력 결핍장애 adhd)에게도 이 두 가지 방법은 꽤 효과가 있는 편이다.


또 그리거나 쓰기.

일단 빈 공간에 선과 색을 넣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없던 것에서 손끝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에 집중하는 에너지가 생긴다. 그곳의 형태와 질감과 색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오로지 나의 세상.

그 순간 내 눈과 손으로 에너지를 모아서 보낼 수 있게 된다.

쓰는 것은 커다란 생각 덩어리를 정면으로 마주해서 바라보는 방법이다.

그 생각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모습인지 내가 나의 정신과 이야기하면서 정리하는 시간이다.

뭐가 뭔지 막연할 때는 엄청나게 크고 시커먼 덩어리 같아 보여도 깨끗하게 씻어서 다듬고 나면 의외로 말끔한 모습으로 금방 변하기도 한다.


생각이 걱정과 불안으로 변해서 나를 무겁게 짓누르기 전에 그때그때 물처럼 흘러 보내자.




2EEEB177-4B55-4A00-B827-D6F9361F462F.jpeg 붓펜과 연필로 선을 흘러가게




FCB8A90F-D129-4AB1-BD5E-3F842C4FA407.jpeg 생각을 흘러가게, 마음도 흘러가게





AB095D7F-5DF9-4790-8B0E-86C3D1E85660.jpeg 물이 흐르듯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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