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늘의 그림을

관찰 드로잉

by 오월아이

점 하나 찍혀있지 않은 흰 빈 종이 앞에서 주춤거리고 겁먹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모든 것을 내려놓은 가벼운 두 손으로 종이 위에서 멋대로 춤출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미술 전공을 하고 또 전문적으로 직업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도리어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작가들도 작업을 하다 어느 순간 함정에 빠진다.

진실과 자유로움을 만나는 드로잉과 반대의 길을 기웃거리며 길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내가 이 정도는 이제 되어야지 이만큼은 그려야지 하는 마음을 먹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그럴듯해 보이는 선을 흉내 내고, 그럴듯해 보이는 데 성공하면 거기서 멈추고 자기가 이미 해왔던 대로 계속 반복하기 시작한다.


그런 그림에는 생기가 없다.

드로잉이 에너지를 가지려면 모든 생명을 가진 것처럼 변화하고 성장해야 한다. 이게 내 스타일이야 ~이제부터 나는 이렇게 해야지~ 하고 딱 멈춰 버리면 스타일의 완성이 아니라 그냥 죽은 것처럼 박제될 뿐이다.


변치 않는 사람은 진짜로 전혀 하나도 변화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다. 30살, 40살, 50살 나이에 맞게 성장하고 자신을 다듬어가고 찾아가는 사람이다. 진정한 자신을 잃지 않는 사람이 진짜 변치 않는 사람이다.

작가 고유의 정체성도 작가와 함께 성장하고 변하면서 만들어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업도 그림도 당연히 마찬가지 아닐까.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다면 어제의 드로잉과 오늘의 드로잉은 달라야 한다.

드로잉은 지금 바로 그 순간, 바로 그 장소, 바로 내 모습 그대로 이어야 한다.




E765CB90-5393-4570-A0D4-2F11B64B3A01.jpeg 아이들은 나 정도 되니 이 정도는 놀아야지 같은 생각 없이




C06001D6-1ABD-44C7-86EC-82712777AD1D.jpeg 그럴듯하게 잘 놀아보려고 애쓰지도 않고





E8A5B174-9710-4C5D-B3B2-6BE79FAD961B.jpeg 똑같은 놀이를 계속 반복하면서 지루하게 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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