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헤 Jun 28. 2024

예약 그리고 예약 마지막으로 또 예약의 늪

5개국을 간다는 것. 그것은 5개의 숙소와 최소 4번의 이동이 있음을..

슈퍼 J인 나는 여행 한정 P가 되지만 숙소만큼은 여행에서 많이 따지는 편이라 예약을 마쳐놔야 마음이 편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숙소만 예약해야지라고 생각했으나 내가 숙소를 예약할 때 생각보다 여러 고려사항을 생각한다는 것을 몇 년간 여행을 하지 못한 탓에 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총 17박의 여정 동안 머문 숙소 5군데와 비행기, 버스, 기차, 셔틀 등의 이동은 총 8번.     


여행 가기 전 이미 (조금) 지쳐갔던 예약의 늪.          

      



체류일, 이동 방법 결정      


한 나라를 여행하며 인-아웃하는 경우와 달리 여러 나라를 이동하니 루트를 먼저 정해야 했는데 이때 나라 간 이동시간은 얼마나 걸릴지를 고려해서 며칠을 묵을지를 결정했다.      


이것을 정해야 숙박 예약으로 넘어갈 수 있어 나라 간 이동시간과 교통편부터 알아봤다.      


19일이 긴 기간인 듯해도 앞뒤로 비행시간과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정작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은 16일 정도. 그래서 최선의 이동 방법과 시간을 테트리스 쌓듯 따져보았다.      


이때 이동하는 시간도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 중에 하나!      


처음 가는 나라를 밤늦은 시간 도착하는 경우는 공항에서 숙소까지 안전한(!!!) 이동 수단(택시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을 탈 수 있을 때만.


여자 혼자 타국을 여행할 때는 사전에 이런 것들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조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벨기에 같은 경우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택시를 타는 것 또한 위험한 경우가 있다고 하여 밤보다는 낮에 이동을 하기로 했다.      


애매한 시간에 이동하면 애매하게 하루 전체를 이동만 하다가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이른 오전이나 저녁 먹기 전에 도착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               




여행 루트 결정     


1. UK London St.Pancras to 

Belgium Bruxelles Midi(지명과 이동하는 역이름)

런던에서 벨기에 이동은 보통 기차인 유로스타를 이용한다. 비행기보다 편리하고 소요 시간도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루 8편 정도의 운행 시간이 있었다.           



2. Belgium Bruxelles Chareroi Airport to

Czech Prague Václav Havel Airport

유럽 여행은 브뤼셀에서 체코로 넘어가기 전에 독일을 경유해서 많이 가던데 독일은 흥미가 없다 보니... 과감히 빼고 교통편을 알아보니 기차 11시간, 버스 15시간, 비행기 한 시간 반 ^^^^^^^ 하?


유럽은 워낙 유레일패스가 잘 되어있어 기차여행을 많이 해서 그런지 항공편이 별로 없었고 직항이 하루 세 편 밖에 없었는데 금액이 10만 원대 초반, 20만 원대 중반, 삼십만 원대 후반. 근데 10만 원 초반의 항공 비행장은 멀리 있는 곳이고 나머지 두 곳은 가까운 공항이었다. 그러나 시간대가 애매한. 여러모로 골치 아픈 나만의 밸런스 게임 뒤 결국 그냥 먼 공항의 가장 저렴한 항공을 이용하기로 결정.           



3. Czech Prague to Český Krumlov to

Austria Wien

캐리어 끌고 하루에 이동을 두 번 해야 하는 가장 피곤한 일정.


그러나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체스키 크룸로프>를 포기하긴 싫고 숙박도 싫어서 다소 무리한 일정을 소화한 날. 체스키를 들러 반나절 정도의 관광을 마치고 빈으로 넘어가는 일정으로 첫 번째 이동은 버스로(레지오젯) 약 3시간 조금 안되게 이동.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빈으로 넘어가는 방법 중에 가장 많이 선택하고, 숙소 앞까지 데려다주는 최대 8명까지 탈 수 있는 CK셔틀로 3시간 이동.          



4. Austria Wien Haf to

Hungary Budapest Keleti

2시간 40분 정도의 소요시간으로 빈에서 헝가리를 많이 가는지 매시간 기차가 한 대씩 있었고 낡고 저렴한 유로시티(EC)와 신식이고 조금 더 비싼 레일젯(RJX)중에 선택.     


여기에서 조금 고민했던 게 도착시간이었는데 유럽이 생각보다 해가 늦게 져서 평소 움직이는 시간보다는 조금 늦은 시간인 오후 4시 42분 열차를 타고 출발!

기차 도착시간이 7시 19분이라 평균적인 일몰 시간이었던 8:30 전에는 숙소에 도착하리라는 계산하에 움직였답니다!(안전주의) 저는 혼자 여행할 때 해가 진후에는 밖에서 거의 돌아다니지 않아요. 제 몸 하나 끔찍하게 생각하는 편     


물론 사실 사고야 밝은 대낮에도 날 수 있겠지만 어쨌거나 어두울 때 훨씬 위험한 건 사실이고 도움 요청하기도 용이하지 않으니 조심하는 수밖에! 그리고 처음 가보는 곳에서 피곤하게 저녁시 간에 도착하면 피곤해서 머리가 제대로 안 돌아가더라고요(경험상).

       



숙소예약


이렇게 루트를 고려해 보니 숙박을 어디에서 며칠 할지가 정해졌다.


영국 런던(5박) – 벨기에 브뤼셀(2박) – 체코 프라하(4박) –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 – 오스트리아 빈(4박) – 헝가리 부다페스트(2박)     


여러 도시나 나라를 체류하게 되면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이거였는데 그냥 단순히 어디서 며칠 있어야 되지? 며칠 있고 싶지? 하면서 얼타기보다는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좀 더 수월하게 숙박일이 계산된다. 그 시간만큼 투어 시간을 제외해 보면 어디 며칠 머물지 답이 알아서 나온다.           



*


나는 보통 여행할 때 여행의 끝으로 갈수록 숙소가 좋아지도록 예약한다.     

짧은 여행일 때는 상관없지만 숙소이동을 하는 경우 반드시 여행 끝의 숙소는 좋아야 한다. 는 게 나의 원칙.      

시작도 그렇지만 여행의 마무리가 좋아야 그 여행 전체의 인상이 결정되므로.     


이 숙소 예약이 여행 전 준비과정에서 가장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보통은 첫 번째로는 숙소를 잡기 가장 좋은 위치, 즉 주요 관광지에 밀접한 곳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안전한 지역을 찾는다.      


그리고 교통편이 많은 곳,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교통편에 밀접한 곳(역이 걸어서 5~10분 내에 꼭 있을 것).

이때 여력이 된다면(뭔가 더 열정적으로 찾아볼 나의 여력) 가고 싶은 관광지를 구글에 핀 해놓은 뒤 그 지역 위주로 숙소를 잡는다.      


그렇게 호텔, 에어비앤비 등을 두루 뒤져보고 블로그와 구글맵의 후기까지 살펴보고 나면(보시다시피 백만 년의 시간이 걸린다) 네다섯 개로 후보군이 추려진다(그리고 나는 이 과정을 정확히 5번 반복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고 나면 그 나라에 대해 공부를 가장 많이 하는 시간이 된다(최소 지역과 지리만큼은).    

 

아 가장 중요한 걸 빼먹었네.      



예산.     


처음부터 숙소에 쓸 예산을 1박으로 계산해서 정해두는 게 편하다.  혼자 여행해서 조금(많이) 고민되고 아쉬울 때가 바로 이때.


1박의 숙박비를 온전히 내가 부담해야 하니 예산을 꼼꼼히 따지게 된다.


나의 높디높은 숙박 기준에 맞추다가는 10박의 여행 예산을 2박에 다 쓸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게 세상 꼼꼼하게 따지며 숙소 예약을 마친다.      


아 그리고 나는 숙소 예약은 꼭 낮에 한다.

정신이 맑을 때 ㅎㅎㅎ 가끔 환불 불가인 곳도 있으므로.    



            

마무리


위의 모든 과정이 글로는 한 편이지만 여행 5달 전에 시작해서- 

 

비행 편 2개와, 기차 2개, 버스와 셔틀, 숙소 5군데

그리고 뮤지컬과 투어 2개까지 모두 여행 전에 예약을 완료했다.      


이 과정이 나에게는 즐거움이자 스트레스임을....      


하지만 여행지에 가서 알아보는 시간을 너무 아까워하는 사람이라서 최소한의 예약은 해놓고 가야(이게 J의 최소한입니다) 가서 쓸데없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서 안심이 된다.      


그리고 유럽여행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깨진다는 것을....


여행 전부터 매달 일시불로 겪고 있었다.     


행복하고 괴로운 돈 쓰기 :)     


이제(야) 예약 끝!

이전 02화 여행의 시작은 그것을 마음에 품은 그 순간부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