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꿈이네 Feb 26. 2024

나를 이렇게 대해주는 남자와 결혼하라!

[알 수 없는 와이프] 연재를 마치며...



위 커플들의 공통점은 남자가 여자를 ‘딸’처럼 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애 7, 결혼 5 차를 겪다 보니 이제는 정확하게 사랑이 뭔지   같다. 상대가 귀여워 보이기 시작하면 그게 사랑이다.



요리하는 모습도

소꿉장난 하는 것 같아 보여서 귀엽고



출근하는 모습도

등교하는 것 같아 보여서 귀엽고



밥 먹을 때

오물오물 먹는 것도 귀엽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렌즈 빼고 안경 쓰면

해리포터 같아서 귀엽고



뭐가 그리 급한지

카톡마다 오타 투성이인 것을 봐도 귀엽고



밤 10시에

일찍 잠든 모습을 보면 제일 귀엽고. #육퇴



어느 순간부터 나도 와이프를 살짝 딸을 대하듯 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매일 하원 아니 퇴근시간에 맞춰 데리러 가고, 회사에서 무슨 일 있었다고 하면 찾아가서 혼쭐을 내주고 싶기도 하며, 혼자 집에 두고 나오면 걱정이 되기도 한다.



가끔은 와이프도 본인이 진짜 내 딸인 줄 알 때가 있는 것 같다. 다음은 와이프가 자주 하는 대사들.



"아빠 상어 (애착 인형 찾는 거)”

"자장가 불러줘"

"이거 해줘 저거 해줘"

"나 혼자서는 못 하겠어"

"자기 전에 옛날 이야기 해줘"

"나 잠들 때까지 옆에 있어줘"



“자기 전에 옛날 이야기 해줘”에서 살짝 소름이 돋긴 했지만 어떻게 잘 극복했었다.



그때 무슨 얘기해 줬더라 마님은 왜 돌쇠에게 닭다리를 주었을까 같은 조선 야설을 이야기해 줬던 것 같은데.



잘 자더라.




와이프는 예전부터 "결혼은 아빠 같은 사람과 하고 싶어"라고 이야기해 왔다.



많은 여자들이 말하는 아빠 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것은 어떤 감정인 걸까. 나는 우리 엄마 같은 여자하고 결혼하기 싫었는데. 음식을 못해서.



저마다의 기억은 다르겠지만, 어렸을  우리는 조건 없는 미친 사랑을 받으며 자랐던 기억이 있다.



부모님 품 안에서 포근한 냄새를 맡으며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부모님은 나를 언제나 지켜주고 곁을 떠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어쩌면 그때의 그 소중한 감정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부부관계에 있어서 남자 입장에서도 와이프를 딸이라 생각하는 것이 더 편할 때도 있다.



이 사람은 나와 동등한 성인이 아닌 나보다 한참 어린 "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주말 아침에 술도 덜 깼는데 와이프가 나가서 빵 좀 사다 달라한다?

사다 줘야지 딸내미가 먹고 싶다는데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나에게 화를 낸다?

그래도 이해해야지 사춘기 온 딸인데



오랜만에 주말에 쉬는데 나가서 놀자고 조른다?

그래. 5일 동안 학교에서 시달리다 왔는데 주말은 즐겁게 놀게 해 줘야지.



술 좀 그만 먹으라고 잔소리한다?

덜 먹어야지. 딸내미가 아빠랑 오래 살고 싶다는데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한다?

모범택시 불러서 당장 처갓집 보내줘야지.



명품 가방을 사달라고 한다?

어린애가 무슨 명품백이여. 그건 더 크면 사.



생각해 보니 내 와이프를 딸이라 생각하면 부부 모두에게 이득인 일이네.



글을 쓰고 있는데 와이프가 부른다.




"아들내미, 컴퓨터 그만하고 이제 자야지?"




와 씨 얘도 나랑 똑같네.



.

.

.





[연재를 마치며]



브런치스토리에 처음 입문하고 결혼 관련 키워드의 글을 많이 읽어봤다. 그런데 읽을수록 기분이 다운되는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결혼에 대한 밝은 부분이 아닌 어두운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글들. 키워드 자체가 "이혼", "벌거", "시월드", "파혼"등 자극적인 것들 투성이었다.



나는 결혼해서 이렇게 행복한데 왜 다들 결혼은 미친 짓이라며 안 좋은 부분만 강조하는 걸까. 가뜩이나 심한 2030 세대의 결혼 기피현상이 더욱 심해질까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와이프와의 재미있는 일상을 시리즈로 남겨보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전문적인 글은 아니더라도,

어렵지 않고 가끔가다 '피식'   있는 그런 가벼운 .  것이 내가 바라는 글의 컨셉이었다.



그런 나의 바람이 통했는지, 회를 거듭할수록 조회수와 구독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다.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10만 뷰를 넘기게 되는 쾌거도 이루게 되었다.



끝으로,



최근 30~40대 초반 밀레니얼 세대 남자들의 가정생활과 성 역할에 대한 가치관이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각종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과 결혼, 육아 프로그램으로 인해 남편업무의 난이도가 올라간 요즘. 예전 우리 아버지 세대 즉 기성세대 남편의 가치관으로는 절대 사랑받는 남편이 될 수 없다.



북꿈이네가 결혼생활을 하며 깨달은  가지가 있는데,  것만 명심해도 가정의 평화를 지킬  있을  하다.



"이해하려 하지 말자. 그냥 인정하자."

"세상에 나쁜 걔는 없다. 다 사정이 있다."

"와이프는 딸 대하듯 대해야 한다."



'알 수 없는 와이프' 연재 브런치북을 한 번도 밀리지 않고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독자님들 덕분이라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그동안 [알 수 없는 와이프] 연재 브런치북을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연재 브런치북은 여기서 끝나지만, 와이프 관찰일기는 영원히 계속 될 예정,,





끝!





이전 16화 #16 그녀의 비장한 새해 준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