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와이프는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시리즈의 시작
2013년 겨울. 지금의 와이프와 교제를 시작하게 되었다. 군 제대부터 취업까지. 20대의 중요했던 모든 순간을 이 친구와 함께 했다.
7년의 연애.
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던 우리 커플. 그리고 혼기가 차가는 28세의 나이.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다.
그런데, 내 인생에서 '결혼'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이 친구와의 삶밖에 그려지지 않는다. 이 친구와 함께라면 항상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나 혼자 결혼을 결심하고 프러포즈를 준비하게 된다. 약 3개월의 준비 끝에 깜짝 프러포즈에 성공하게 된다.
그렇게 여자친구는 와이프가 되었다.
7년을 연애하고 결혼했지만 7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다. 그동안 연애만 했지 같이 살아본 것은 처음이다. 결혼 전 여자친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하긴, 지금은 와이프지.
내 입장에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와이프의 행동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흥미진진하다. 귀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황당한 그녀의 행동들.
그렇게 와이프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중독되어 관찰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취미로 블로그와 카페에 기록하던 관찰일기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와이프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중독된 사람들 덕에 블로그 이웃은 2500명으로 늘어나게 되었고, 네이버 카페 구독자수 역시 어느새 350명을 넘겼다. 그러던 중 어느 한 구독자가 '알 수 없는 와이프' 시리즈를 브런치스토리에 연재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해 준다.
그래서 이제 시작해보려 한다.
달콤하지만은 않은, 조금은 새콤한 아니 시큼한, 날 것 그대로의 신혼 4년 차 이야기들.
나는 오늘도 와이프를 관찰하며 속으로 조심스럽게 중얼거린다.
'정말이지, 와이프는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와이프와 하이마트에 그냥 놀러 갔다가 노트북을 충동구매 하였다.
“나 블로그 시작해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노트북 하나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아?”
이게 와이프가 노트북을 구매한 이유다.
노트북 구매한 지 한 10일이 지났나.
오늘에 와서야 와이프가 나에게 묻는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안 켜봤다는 뜻이다.
귀여운 잔에 오렌지주스를 먹으면 블로그가 잘 써질 것 같다고 한다.
그게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스를 먹고 나서 블로그에 무언가 적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무슨 내용일까.
중간에 한번 “잘 되어가?”라고 물으며 다가가니 쑥스럽다고 “아아아아앙~~” 하면서 저리 가랜다.
10년 만나면서 이런 애교는 처음 봤다.
낯설다.
진작에 노트북 샀어야 됐네.
고등학교 때 인문학을 좋아했다길래 얼마 전 “부의 인문학” 책을 추천해 줬다.
너무 기대된다며 펄쩍펄쩍 뛰던 와이프.
그러나 그 책은 5일째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예전에 “역행자”책을 읽어보겠다며 식탁 위에 6개월 동안 방치했던 것에 비하면 애교긴 하다.
블로그를 작성해 보는 아내의 뒷모습이 유난히 귀여워 보인다.
아내에게도 블로그가 좋은 취미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