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라이프] 인사는 처음이자 끝이다

by 그스막골

내 어린 시절이랑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는 걸 안다. 그렇지만 한번 되짚어 보자. 우리는 어린 시절에 ‘인사’에 대해 어떻게 교육받았을까? 나는 부모님이 ‘어른’을 보면 무조건 인사하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도 동네에서나 학교에서나 어른을 보면 누군지 몰라도 인사를 했다. 인사를 정말 해야 했던 분한테 안 하는 실수를 하는 것보다 안전한 방법이다.


도시에서는 10년을 살아도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기도 하고, 길거리는 말 그대로 길거리다.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 없이 제 갈 길 가는.


문제는 시골에서는 거의 모든 동네 사람이 내가 이사를 오기 전부터 아니 내가 땅을 산 날로부터 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 씨네 땅을 서울 사람이 샀데. 이번에 집을 짓는다는데. 부부가 와서 살 거래. 아휴 좋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할 텐데” 등등.


당부하고 싶은 것은 동네에서는 눈 마주치는 데로 인사를 건네라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이 동네 사세요? 그러시구나. 저는 저 위에 빨간 지붕 집에 어제 이사 왔어요. 또 뵐게요.” 이 정도만 해도 동네 사람들은 안심한다. “저기 새로 온 집. 인사성도 밝던데. 다행이야. 인상이 좋아.”라는 덕담은 덤이다.


이왕이면 마을 쉼터(경로당)에도 한 번 들렀으면 좋겠다. 이사 떡이나 하다못해 수박이라도 하나 사서 마을 어르신들께 이사 왔다고 인사 한번 드리면 하루 이틀이면 온 동네에 퍼진다.

당연한 예의로 배웠던 것을 이렇게 두 번 세 번 강조하게 된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이 시기를 잘못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당연히 있다. 아직 익숙지 않아서, 낯설어서, 잘 몰라서, 짐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래서 아직 잘 모르는 사이니까 인사를 안 하는 것이다.


내가 눈 마주치고도 무심히 지나갔던 그 사람들을 앞으로 매일 봐야 한다. 어쩌면 남은 평생. 인사를 아껴두지 말자. 인사는 써도 써도 마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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