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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독서 :: 책 읽는 엄마의 날갯짓

엄마의 독서가 아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

by 에메르트리


“엄마, 어떤 책 읽는 거야?”


아이가 저에게 다가와 묻는다. 뛰어난 독서가는 아니지만 일상에 책이 자연스레 들어와 있다. 아이들이 등교 준비할 때, 저녁 먹고 자유시간을 가질 때, 자기 전 침대에서 틈틈이 독서를 하니 아이들은 나의 모습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다 때론 어떤 책을 잃는지, 제목이 무슨 의미인지 묻기도 한다. 책장에 아이들 책 못지않게 나와 남편이 읽는 책의 비중도 꽤 된다. 읽는 삶으로 바뀌었더니 달라진 집 안의 풍경이다.




사실 엄마로 살아가다 보면 책 한 권 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집안일, 직장일, 아이들 돌보기까지, 하루가 바쁘게 돌아가고 나면 책 읽기는 항상 내일로 미뤄지니 말이다. 게다가 책 말고도 읽을거리가 얼마나 넘쳐나는지! SNS, 구독하는 뉴스레터, 메시지 보다 보면 시간은 언제나 부족하게 느껴진다.




처음부터 책을 가까이했던 건 아니다. 1년에 읽은 책이 한 두 권 될까 말까였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니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알기 위해 책을 한 권씩 읽기 시작했고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지식뿐만이 아니었다. 활자를 읽어나가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은 하루를 활기차게 만들어주었다. 정말 신기한 일은 책을 읽으면서 하는 생각들 중에는 부정적인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우울할 때나 자존감이 떨어질 때나 책을 펼치면 다시 기분 좋아질 생각들이 가득해지곤 했다. 매일 꼭 한 잔씩 생각나는 아메리카노처럼, 책은 그렇게 서서히 나의 삶에 스며들었다.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얼마큼 읽힐지 고민하는 만큼 이상이나, 내가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엄마로서, 나로서 삶의 자세도 바뀌어 가는 중이다.






엄마의 책 읽기가 필요한 이유



첫째, 엄마의 내면을 풍요롭게 만든다. 엄마가 되어 나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랬다. '누구 엄마'라는 타이틀만 있을 뿐 내 이름 석 자는 사라지는 게 당연시되고 있었다. 엄마이기 이전에 나로서도 스스로를 바로 세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 읽기를 하면서 깨달았다.




아이들을 위해 늘 주고 베풀다 보니 나의 내면은 메말라 가는 느낌이 들었다. 하루는 철저히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러다 보니 나는 사라지고 있었다. 그런 나를 수면 위로 올려준 건 바로 책이다. 엄마의 삶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생각의 넓혀 주었다. 내면적으로 풍요로워지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아이에게 집중하는 대신 나에게 몰입하는 시간을 가지니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과 더 깊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마법이 일어났다.




둘째, 엄마의 자신감을 키워준다. 육아는 정답이 없는 문제들의 합이지만, 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정답이 없다고 해결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최선의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책은 중심을 잡아주어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나에게 맞는 내용을 찾아야 한다. 결국 나의 생각과 가치관에 따른 판단이 중요했다. 그런 점에서 책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나만의 속도로 생각을 정리하기 때문에 오히려 결정이 간단해질 때가 많았다.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읽으면서 해결 실마리를 얻을 때가 많았다. 이렇게 독서하며 얻은 지식과 통찰은 자신감을 가지게 해주었다.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중심을 잡고 판단하여 이끌어가는 육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배움의 태도를 보여줄 수 있다. 아무리 입 아프게 잔소리해도 나의 행동 하나가 더 강력한 효과를 가질 때가 많다. 책 좀 읽으라는 말보다 책을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는 게 아이들에게는 더 큰 울림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 소파에서 책 읽고 있는 내게 다가와 다리를 베고 독서하는 아이를 보면 흐뭇하다.






엄마의 독서와 아이의 미래




첫째, 가족 간 소통의 장이 열린다. 아이가 읽는 책을 나도 읽고, 내가 읽은 책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면서 자연스레 대화의 양과 질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깊이 이해하는 통로가 되어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든다. 이는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주어 학교에서, 사회에서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바탕이 된다.




둘째, 유연한 생각을 갖게 된다. 책을 통해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나니 아이들에게도 유연해지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생각하고 살아온 길만이 전부가 아니라는걸, 세상은 넓고 너무나도 다양한 사람이 산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이는 아이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열린 마음으로 아이의 재능과 특성을 소중히 다룰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런 마음가짐은 아이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아이의 시간을 존중해 주고, 아이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셋째, 삶의 가치와 방향성을 발견하게 된다.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삶을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삶의 가치와 방향성을 생각해 보게 된다. 이런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레 흘러들어가 함께 성장하는 에너지를 전달해 준다. 이는 아이에게도 삶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시간을 줄 것이다.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들



정말 책이 손에 잡히지 않더라도 읽게 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책을 전혀 읽지 않았더라도 아래 방법을 참고한다면 나만의 방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1. 하루 10분 읽기

일상에서 갑자기 시간을 빼기란 쉽지 않다. 경험 상 루틴이 깨져버리면 오래가기가 힘들었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하루 몇 분이라도 좋다. 10분만 책을 손에 잡고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2. 얇은 책으로 시작하기

유명한 책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두꺼운 책을 고르다 보면 부담감에 쉽게 지치게 된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골라서 여러 권을 읽어보자. 뿌듯함에 책 읽는 재미가 더 잘 느껴진다.



3. 책을 보이는 곳에 두기

자주 눈길이 가는 곳에 책을 올려두면 자꾸 눈에 밟혀 손이 가게 된다. 책을 들기까지 장벽이 낮을수록 좋다. 자주 앉는 테이블, 화장대 위, 침대맡에 두고 책과 친해져보자.



4. 흥미로운 주제로 선택하기

평소 흥미가 있었던 소재를 다루는 책이나 분야로 접근하자. 갑자기 어려운 공부를 하겠다거나 관심이 없는 분야의 책을 고르면 지속하기가 힘들다. 문학에서 자기 계발, 철학, 경제로 얼마든지 뻗어 나갈 수 있으니 처음은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로 선택하여 넓혀나가는 것이 부담이 없을 것이다.



5. 아이와 잠자리 독서하기

하루가 너무 바쁘고 정신없을 때, 그래도 아이와 잠자리 독서를 하면서 나도 함께 읽는다. 동화책이지만 나도 교훈을 얻고 배울 점이 많다. 어렸을 적 읽지 못했던 문학작품도 이 시간을 통해 접하게 된다. 이렇게 아이와 함께 읽는 시간에 독서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하나씩 읽는 습관을 가져가다 보면 어느새 독서가 삶에 들어와 있을 것이다. 완벽하게 시작하려 하지 말고 작은 걸음으로 조금씩 나아가 보자.



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행동이 아니다. 엄마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이들의 성장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는 습관이다. 오늘 읽은 글귀, 책 읽으며 느꼈던 감정이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 의미 있는 하루가 모여 우리의 미래는 한층 더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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