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백수 탈출기
어제 저녁부터 오늘까지 무척이나 암울하던 차에 오후 늦게 전화가 걸려왔다.
최근 고용 24를 통해 이력서를 몇 군데 넣었는데 그중에 한 군데서 면접을 보러 오라는 것이었다.
서류 경쟁률이 대부분 50대 1이 넘어 큰 기대를 안 해 반가웠으나, 전화를 끊고 회사를 확인해 보니 좋은 조건은 아니었다. 오후에 3시간 정도 일하고 내 용돈 정도 벌 수 있는 일이었다.
5년 동안 놀았으니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음 주 월요일 면접을 가기로 했다.
처음엔 회사가 집에서 가깝고 오후에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일이어서 연락이 왔으면 했는데,
사람이 참 간사하다. 막상 전화가 오니 별 볼일 없는 일인 것 같아 망설여지기도 한다.
일단 뭐라도 일을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한 달 만이라도 다녀 보자. 전화 면접에서 공인중개사
경력을 필요로 하는 것 같아 단순 노무직보다는 나을지도 모른다.
더 힘든 일들도 지원했으니 일단 취업이 되면 돈을 떠나 백수 탈출이라 생각하자.
주택관리사도 포기한 마당에 아내 볼 면목이라도 생기려면 일단 나가야 한다.
어쩌면 지금 내 상황에서 딱 맞는 일일 수도 있다. 너무 고된 경비나 소장일은 오래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오전 시간을 아내와 보내고 오후에 운동 나가는 기분으로 나가면 된다. 그래야 좀 더 당당하고 재밌게 아내와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어제 오전 아내와 투표를 하고 동네 카페에 갔다가, 해 질 녘에 청계산 로즈마리에서
대왕저수지를 내려다보며 선거결과를 확인하고 돌아왔다. 인생사 새옹지마이니 흘러가는 데로 따라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