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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디 Mar 22. 2024

소녀귀신을 보았다

전설의 고향을 아시는가

어둠마저 잠자던 고요한 새벽,

타닥타닥 글을 쓰고 있었다.

“으으아앙. 엄마야아.”


건순이가 깬 소리에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애미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전설의 고향 처녀귀신, 이 아니라

소녀귀신이 앉아있네.

검은 머리카락을 앞으로 드리우고

얼굴이 없는 건순이.


버드나무인가. 볼륨매직펌 이렇게 해주세요  @HONG.D 그리고 찰칵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토닥토닥 아이를 눕힌다.

수양버들같은 머리를 쓸어 넘겨본다.

딸아, 내 딸 건순이 맞지.


아, 내 심장이 여기에 있구나.

계단 오르기할 때나 알겠던

쿵쾅거리는 심장의 위치를

단번에 알아차린 새벽의 경험.


어느새 긴 생머리 초딩 소녀가 된

내 딸 건순아, 사랑한다.

애미를 끌어안고 다시 잠든 너에게서

살아있는 나를 깨우친다.


이제 좀 놓아주련.

글 좀 쓰자.






+덧마디.

홍디의 두 번째 연재북 <금요일, 그림에 TALK>을 시작합니다.

값지고 귀한 것을 아끼다 똥이 되기도 하고, 작고 보잘것없는 것도 아끼면 보물이 되지요.

소소한 일상에 사소한 생각들이 쌓여갑니다.

워킹맘으로 살 때는 몰랐을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흐르는 대로 사는 걸 꿈꾸지만, 흘러가는 말과 생각들이 아까워 짤막하게 나에게 보내는 톡(TALK)처럼 담아보렵니다.

훗날 흑역사도 애틋할 날이 있으려나 싶어서.

아끼면서 무심한 듯 던져요. 그림에 톡!

그림과 함께 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 살짝 궁금하시면 연재북 Like it, like it 부탁해요호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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