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을 아시는가
어둠마저 잠자던 고요한 새벽,
타닥타닥 글을 쓰고 있었다.
“으으아앙. 엄마야아.”
건순이가 깬 소리에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애미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전설의 고향 처녀귀신, 이 아니라
소녀귀신이 앉아있네.
검은 머리카락을 앞으로 드리우고
얼굴이 없는 건순이.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토닥토닥 아이를 눕힌다.
수양버들같은 머리를 쓸어 넘겨본다.
딸아, 내 딸 건순이 맞지.
아, 내 심장이 여기에 있구나.
계단 오르기할 때나 알겠던
쿵쾅거리는 심장의 위치를
단번에 알아차린 새벽의 경험.
어느새 긴 생머리 초딩 소녀가 된
내 딸 건순아, 사랑한다.
애미를 끌어안고 다시 잠든 너에게서
살아있는 나를 깨우친다.
이제 좀 놓아주련.
글 좀 쓰자.
+덧마디.
홍디의 두 번째 연재북 <금요일, 그림에 TALK>을 시작합니다.
값지고 귀한 것을 아끼다 똥이 되기도 하고, 작고 보잘것없는 것도 아끼면 보물이 되지요.
소소한 일상에 사소한 생각들이 쌓여갑니다.
워킹맘으로 살 때는 몰랐을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흐르는 대로 사는 걸 꿈꾸지만, 흘러가는 말과 생각들이 아까워 짤막하게 나에게 보내는 톡(TALK)처럼 담아보렵니다.
훗날 흑역사도 애틋할 날이 있으려나 싶어서.
아끼면서 무심한 듯 던져요. 그림에 톡!
그림과 함께 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 살짝 궁금하시면 연재북 Like it, like it 부탁해요호홍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