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세상을 경험하다.
왜 우리는 아이 탄생 100일은 축하하는가?
이에 대해 조금 찾아봤다. 과거에는 100일을 못 넘기고 죽는 아이가 많았다. 천연두 같은 전염병과 의료시설의 미비 등으로 일찍 죽는 아이가 많았기에 100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전통적으로 있었다. 그래서인지 100일은 특별하다.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100일을 보냈고 앞으로 건강할 일만 남았다는 의미에서 축복한다. 백설기와 수수팥떡도 100일 기념 때 준비하는 음식인데 처음엔 100설기의 의민가 했더니 그건 아니었다. 흰白을 써서 앞날이 순수하고 결백하게 펼쳐지기를 기원하는 의미였다. 수수팥떡도 역시 붉은색이기 때문에 악귀를 쫓아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음식이다. 100일 전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다는 금줄도 있다.
요즘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100일 전에 아이를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꽤 많다. 물론 난 반대한다. 와이프와 상반된 의견인데 와이프는 '금줄'을 언급하며 100일 전에는 절대 나가면 안 된다!라고 말하고 난 "어차피 그런 아이들은 이미 태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햇빛 보고 바깥 구경을 해야 뇌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였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좀 쫄려서 한동안 코로나 핑계 등으로 안 나갔다. 마침 전에 대여해 준 트립트랩을 반납할 겸 백화점을 나가자고 꼬셨다. "예전 같지 않아. 요즘 경기도 어렵고 사람들도 많이 없어."라며 설득 성공! 사람이 없기는 개뿔... 나만 경기침체 맞았나 보다. 백화점에 사람이 왜 이리 많은지..
아무튼 이렇게 딴딴이 첫 외출을 했다. 백화점 구경하는 내내 아기띠에 안겨서 잠만 잤지만 처음으로 30분 넘는 거리를 차 타고 이동했다. 3시간 넘는 시간을 밖에 나가있었는데 그 시간이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모른다. 요즘 코로나가 유행이라 걱정도 됐지만 내 성향이 질병도 견뎌내면 강해진다는 주의라... 괜찮다고 생각한다. (25년의 이야기다.) 니콜라스 나심 탈렙의 '안티프레질'을 읽고 적당한 충격은 유익하다고 느끼는데 아내는 지금도 그 책을 찢어버리고 싶다고 한다. "무슨 말만 하면 안티프레질이야! 그 와중에 노래까지 나와서 짜증 나 죽겠네!" ㅎㅎㅎ.. 어쩌겠는가 이런 나랑 결혼했으니 견뎌야지. 그래도 아이가 밖에 나간 후 신기하게 세상을 구경하며 눈이 커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솔직히 집에만 있는 건 우리 멘털 관리에 해롭다. 비록 하는 건 의자 반납과 셰이크쉑 버거 세트 먹고 온 게 전부지만 즐거웠다. 항상 둘이서 외출하다가 처음으로 3명이라 그런가? 좋았다. 딴딴이도 엄마 아빠 기분 좋으라고 이동하는 내내 한 번도 울지 않고 예쁘게 잘 있었다. 아내는 돌아온 후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아이 감염에 취약해!! 다신 안 가."라고 했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표정은 웃고 있었다. 조만간 또 나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