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지는 콘텐츠, 짧아지는 사유의 시간
자기 전에 누워서 잠깐 유튜브를 켰는데 재밌어 보이는 쇼츠 영상들이 보여서 한 2~3분만 보다가 잠들어야지 했는데 넋 놓고 다음 영상, 다음 영상들을 보다 보니 1시간 넘게 보고 있던 경험들이 있지 않은가? 유튜브나 틱톡 등 숏폼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 봤을 것이다.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 시대다. 우리가 주로 즐겨보는 미디어의 플랫폼이 방송국에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플랫폼으로 변하면서 주 콘텐츠의 편성 시간이 1시간에서 10분 미만이 되고, 또 10분에서 몇 초로 더 짧아지고 있다. 특히 1분 미만의 짧은 영상 콘텐츠를 말하는 숏폼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진다. 숏폼은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가볍게 소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다. 숏폼은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야 하기에 즉각적인 자극을 던져줄 수 있는 부분들만 편집된 영상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들에 익숙해지면서 우리는 깊게 생각하고 사유해야 하는 활동들과는 점점 멀어져간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조각 작품 중 하나인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원래 단독 작품이 아닌 단테의 <신곡> 지옥 편 제1장에서 영향을 받고 제작에 들어갔던 <지옥의 문>의 상단에 위치한 조각으로, 지옥으로 떨어지는 인간들을 바라보며 고민하는 단테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진 우리는 과연 지옥의 문 앞에 섰을 때 어떤 사유를 할 수 있을까? 그저 지옥의 잔인함과 괴기스러움을 10초간 즐기다 다른, 더 자극적인 곳을 찾아 넘어가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