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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숨 Sep 22. 2023

11시간 명상

11시간을 내리 명상한적은 없지만 살면서 너무 힘들었을 때, 내가 힘들어서 주변사람도 힘들게 했을 때 명상으로 이겨낸적이 있었다. 그 시간들을 이겨내줄 수 있게 하였던 것이 명상이었는지 시간이었는지 정확히 구분할 순 없지만 명상이 90프로였다.


티벳명상 음악을 틀어놓고 하루에 할 수 있는 만큼만 명상하자고 결심했었다. 그렇게 총 11시간이나 재생하는 유투브 음악이었고 11시간을 다 재생하였을 땐 한달정도가 지나 있었던 것 같다. 어느날은 30-40분, 어느날은 10분 그렇게 할 수 있는 만큼을 했다.


명상을 하면서 내 모습을 늘 시각화시켰다. 눈을 감고 멀리 길을 떠나는, 산을 오르는 내 모습을 그렸다. 등에는 큰 바구니를 메고 있었으며 가는 길 마다 아팠던 내 몸의 증상들을 주워 나를 치유해주는 모습을 상상하였다. 또, 길목에서 만났던 사람들에게 인사하며 제대로 이별을 고했다. 거의 한달 내내 밤마다 명상을 하며 눈물을 흘렸고 그렇게 나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갔다. 나의 몸과 마음을 용서해갔으며 나의 몸과 마음에서 차마 할 수 없었던 이별의 인사들을 건내어갔다.


처음에는 흐르는 눈물만 닦았다. 그러다가 나를 발견하고 화해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물은 적어졌고 이 순간들 이후로 나는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프랑스에 돌아오고 나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었다. 아마 적응이 덜 되어서 겪는 공포심이었던 것 같다. 오늘 눈을 감고 명상을 했다. 보통 짧게 명상할때는 명상 음악을 틀지만 오늘은 티벳 음악을 틀었다. 11시간 명상을 다시 해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그때만큼 고통스럽지도 않고 과연 끝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오늘의 명상을 하며 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지금 내가 마음속으로 그리는 나의 모습은 없었지만, 또 나의 몸과 마음을 용서해가는 시간을 가졌다.


눈물을 흘리며 내게 말했다. 힘들었다. 힘들었었다. 엄마가 아팠고, 엄마의 곁에서 엄마를 바라보며 아파했다. 그런 내게도 꿈이 있었고, 프랑스와 한국을 왔다갔다하며 힘들었다. 지쳐보이는 언니와 아빠를 바라보는 것이 힘들었었다. 엄마, 아빠, 언니의 곁에 없는 것이 힘들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들을 과연 다 했을까. 그들이 물리적으로 떨어져있는 지금 내 삶이 어색해졌다. 내가 사랑하는 그들을 제외하고도 내 자신만으로, 내 자신의 인간관계만으로 고민에 빠져있는 내가 너무 어색했다. 고민할 것도 없는데...


내가 갖고 있는 나의 마음과 내 자신이 너무 소중해졌다. 잘 아끼고 보살펴줘야지. 지난 1년 사이에 내가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 이렇게도 변했구나. 더 이상 구질구질한 관계에 나를 집어넣기 싫구나. 내가 나를 아끼게 되었구나. 이건 모두 우리 가족이 나를 사랑해주었고 그 사랑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아, 나는 이렇게도 사랑받고 있구나. 그런 가족들 곁에 있게해주셔서 우리 엄마를 치유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마음 깊숙이 기도를 드렸다. 우리 가족을 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를 드리며 오늘의 명상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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