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만 틀면 홈쇼핑에서 또는 인터넷, 유튜브 광고에서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내용들을 너무나도 많이 접하고 있다. 과연 프로바이오틱스란 무엇일까, 프리바이오틱스, 신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 등 여러 가지 용어로 이야기하는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과연 우리는 이것들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
프로바이오틱스라는 용어가 유행되기 전(좀 힙한 표현이 없을까)(사실 오래전부터 프로바이오틱스라는 용어는 사용되었다)에 유산균이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사용되었고, 지금까지도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해 혼란스러운 사람들이 많다.
메치니코프(Elie Metchinikoff).... 익숙한 이름이다. 유산균음료 제품명으로 사용되었던 러시아의 미생물학자, 면역학자였던 그는 1908년 노벨 생리학, 의학상을 수상하였다. 그가 불가리아의 장수촌의 연구를 통해 요거트가 건강증진효과가 있어 유산균이 생명연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120-30년전 발표한 이래로 유산균의 효과를 중심으로 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1965년에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는 사람이 섭취하였을 때 건강상의 이익을 주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말한다. 프로바이오틱스와 유산균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에 존재하는 유산균은 거의 모두 프로바이오틱스에 해당하고, 유산균이 아닌 프로바이오틱스도 존재한다. 유산균(乳酸菌, lactic acid bacteria)은 요커트나 치즈 등 발효 유제품, 김치와 같은 발효식품에 존재하는 유산(lactic acid)를 생성하는 균을 유산균이라고 한다. 유산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산성물질이어서 시큼한 맛이 나고, 유산을 생성하는 유산균은 산성환경에서 비교적 잘 견디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는 무엇인가..... 바로 앞서 프로바이오틱스는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미생물이라고 설명하였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영양분(먹이)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성분을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라고 한다. 그래서 프로바이오틱스가 인체 장내에서 잘 증식하여 기능을 하기 위해서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물질을 함께 섭취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 까’하는 생각으로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을 혼합하여 함께 섭취하도록 제조된 것을 신바이오틱스(synbiotics)라고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균을 사용하고 사람의 장관에서 생존이 가능하여야 하기 때문에 여러 제약이 따른다. 일단 섭취 후 살아서 장에 도착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섭취한 모든 음식은 위속에서 강한 산에 의해서 살균, 소화 분해된다. 적은 양의 부패균이나 식중독균과 같은 유해한 균들도 아위액의 살균 작용으로 우리 몸에 유해성이 감소된다. 기본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도 pH 1-3의 위액 산성 환경을 견디고 살아남아야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담즙산, 단백질, 지방질, 탄수화물 분해효소의 극한 상황에 저항성을 가지고 있어야 장까지 살아남아 장에서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장에 도달한 프로바이오틱스는 생육에 필요한 영양성분, 즉 prebiotics가 적절히 존재하지 않으면 장내에서 생육하기 어렵다. 영양성분 뿐만 아니라 생육하는 데 필요한 공기조성, pH, 유해물질의 존재 등 생육조건이 적절하지 않으면 생육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살아있는 미생물이기 때문에 아직 알려지지 않는 유해물질을 생산하여 사람의 건강에 알레르기나 염증을 유발하고 면역기능을 방해하는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연구된 것이 포스트바이오틱스이다.
포스트바이오틱스(postbiotics)는 사람의 건강에 유익을 주는 사멸균체 또는 미생물 대사물이나 산물 또는 산물을 가진 사멸된 세포조각을 의미한다. 즉 프로바이오틱스의 사멸균체도 살아있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유사한 건강기능성을 가진 것이 있는데, 이 사멸균체와 그 대사산물을 포스트바이오틱스라고 한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살아있는 상태로 장까지 도달하여야 하는 부담도 없고, 장까지 살아있는 상태로 유지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기술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또한, 서로 다른 장내 환경에서 ‘프로바이오틱스가 잘 생장을 할 것인가’, ‘어떤 다른 생장작용을 하여 위험한 대사산물을 낼 것인가’와 같은 걱정을 안해도 된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포스트바이오틱스의 건강기능성은 예측이 가능하다. 남겨진 문제는 어떻게 프로바이오틱스를 건강기능성의 손실없이 사멸시킬 수 있을까 하는 방법론에 있다.
이 모든 개념의 기본이 되는 것은 건강기능성을 가진 프로바이오틱스 그 자체이다. 프리바이오틱스, 신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모두 프로바이오틱스에서 유래된 것이다. 우리가 프로바이오틱스를 선택하여 섭취하면서 기대하는 건강기능성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프로바이오틱스가 가진 건강기능적 효능으로는 면역증진, 염증감소, 식품 알러지 예방, 소화보조 효과, 비알콜성 지방간 개선, 항생제 내성감소, 혈압강하, 당뇨병 증상개선, 설사증상개선 등이 있고, 심지어 피부개선효과, 정신건강(우울증) 개선효과, 비만개선, 여성건강개선 등의 효과가 알려져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프로바이오틱스로 사용할 수 있는 미생물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특정 건강기능성은 특정 프로바이오틱스가 발휘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그냥 먹으면 그 건강기능성을 기대할 수 있지 않나?’ 혹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먹으면 이런 효과가 기대되는데 무척 만들기 쉬운 건강기능식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물론 대충 미생물을 배양하여 섞어 만들면 쉽게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연구는 대단히 복잡하고 관여하는 조건들이 많아 프로바이오틱스의 개념이 발표된 이래 연구의 진척이 대단히 느린 연구분야이다.
예를 들어, 기능성이 있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살아있는 상태로 장까지 도달시키는 그 자체가 어려워 캡슐이나 여러 방법들이 고안되고 있다. 사람마다 식생활이 달라 먹는 음식이 다르기 때문에 프로바이오틱스가 이용 가능한 장내 물질의 종류가 사람마다 다르다. 또한, 보통 여러 종류의 프로바이오틱스 혼합물을 섭취하는데 각 프로바이오틱스마다 주로 이용가능한 프리바이오틱스의 종류가 서로 다르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사람의 연령, 건강상태에 따라 장내 환경이 달라져서 그 생육에도 차이가 난다. 각각의 프로바이오틱스마다 생육속도가 다르고, 여러 종류의 프로바이오틱스간 생장억제나 촉진과 같은 상호작용은 아직도 연구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대단히 많은 외부 조건들이 프로바이오틱스의 장내 생육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연구를 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최근 미생물 분석에 관한 과학분석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사람의 연령별 또는 건강상태별 장내미생물군(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사람의 장내에 있는 특정 미생물만이 아니라 전체 미생물군에 대한 종류과 수, 그리고 신체 환경에 따른 변화양상, 그에 따른 대사산물의 생산과 그 영향과 같은 장내 미생물 전체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서 개발된 프로바이오틱스가 특정 장내 미생물만이 아닌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