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저에게 지금까지 사는 동안 가장 공들이고 헌신했던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제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었다고 말할 것입니다. 항상 눈에 넣고 지켜볼 수도 없는데, 제 눈밖에서 생긴 일에가슴 졸이고, 마음 아팠던 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들이 거의 그렇듯이 제 평생 애태운 일의 8할이 아이들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리고 제 삶에서 가장 겸손하고 간절하며애틋한 장면에는 아마 제 아이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저에게는 네 살 터울의 두 아들이 있습니다. 큰 아이는 어릴 적부터 친구들을 좋아해서 방과 후에 친구집에 가서 놀다가 늦게 돌아오는 일이 종종 있었지요. 어느 날은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아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아이를 찾는 방송을 전 세대에 송출했습니다. 그리고, 가족은 물론 지인들까지 나서서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는 물론 인근 아파트 단지까지 찾아 나섰습니다. 그때 아이를 찾으러 다니며 저는 온갖 흉측한 생각이 떠올라 애간장이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을 경험했지요.
큰 아이는 일찍 집에 돌아오는 규칙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기도 전에 자전거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먼 곳까지 나가서 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온몸은 타박상과 찰과상은 일상 다반사였고, 입원 치료가 필요한 골절 사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아이들만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로 인해 다치고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흔히 우리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학교에서도 사고가 일어납니다. 이 또한 아이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지요. 더구나 학교 안전사고 발생 건수는 해마다 10만 건 이상으로 줄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초・중・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는 운동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이어서 부속 시설, 통로, 교실의 순으로 사고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학교안전공제중앙회, 2015)
저는 재직 중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학교에서는 그 어떤 것도 아이들의 안전과 보호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이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고 안전을 유지할 수 있는 것에서 본능 외에는 안전에 대한 사고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교에서도 매우 구체적이고 반복적으로 안전 교육을 합니다. 하지만, 안전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아이들이 듣고, 체험하고, 익혀서 최소한 자신의 안전 보호를 위한 일들을 실천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도 함께 지도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이 미리 알고 익혀야 할 안전 보호에 대하여 몇 가지 중요한 것들을 알아보겠습니다.
1. 안전한 통학로 익히기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고로 인해 혼비백산하고 가슴이 무너지는 일들을 경험하지 않은 보호자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아이가 날마다 오가는 통학로가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입학을 앞둔 보호자의 불안은 더 클 것입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대부분 집 근처에서 차량으로 이동하거나 보호자가 동행하기 때문에 통학로의 안전에 크게 염려하지 않았지요. 그러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통학 환경이 완전히 달라지고, 보호자들은 아이의 등하굣길에 대한 걱정도 커집니다.
아이들의 통학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러므로 내 아이에게 가장 안전한 통학로를 찾아 아이와 함께 직접 학교를 다녀보는 훈련을 반드시 여러 번 반복해야 합니다. 아이가 혼자서도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다음 내용은 꼭 지도해야 합니다.
- 인도로 다니기
- 신호등 지키기
- 횡단보도 안전하게 건너기
- 위험한 일이나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공중전화, 가게, 파출소 등)을 알아 두기
2. 교통안전
아이들은 자동차의 작동 원리와 교통 상황에 대한 인식이 어른들에 비하여 부족합니다. 따라서 자동차로부터 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을 인식하는 능력이 부족하며, 교통 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에 대한 인식과 대처 능력도 크게 떨어집니다. 더구나 교통사고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드시 입학 전에 아이와 함께 통학로를 따라서 교통안전과 관련된 위험 요소를 살피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여러 번 지도해야 합니다.
- 신호등과 교통 표지판에 따라 안전하게 걷기
- 신호등이 없는 거리에서 안전하게 길을 건너기
<방어 보행 3원칙 익히기>
▶[서다] 횡단 전에 보행자와 운전자가 서로를 살피는 잠깐의 시간이 중요함
▶ [보다] 횡단 중에도 접근하는 차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 필요함
▶[걷다] 뛰게 되면 주의력이 분산되고, 운전자가 보행자를 발견하기 어려움
- 골목에서 놀 때의 유의할 점 알기
- 바퀴가 달린 것을 안전하게 타는 장소 알기
- 보호 장구를 올바르게 착용하고 타기 등을 알고 실천하기
3.놀이 기구의 안전한 이용
- 운동장은 운동 공간이므로 가로질러 가지 않도록 주의하기
- 공이 도로로 굴러갔을 때, 공을 따라가지 않기
- 축구골대에 매달리지 않기
- 놀이 기구에서 뛰어내리지 않기
- 그네와 같이 움직이는 놀이 기구 근처에서 놀지 않기
4. 유괴・미아 예방
아이가 다니는 통학로에는 아이들만 다니는 것이 아닙니다.누군가 나쁜 의도를 갖고 아이에게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유괴 등의 다양한 유형을 알려주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해야 합니다.
[유괴 유형과 지도 방법]
[장소에 따라 길을 잃지 않는 방법]
▶ 집 근처
- 아이의 휴대전화가 있는 경우에는 꼭 챙겨서 다니게 하고, 평소에 부모님의 휴대전화와 집 전화번호, 아파트명, 도로명 주소를 기억하게 한다.
- 밖에 나갈 때는 부모님께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하고, 몇 시까지 들어올 것인지 말하는 것을 습관화한다.
- 밖에서 돌아다닐 때에는 혼자 다니지 않고 되도록 친구들과 함께 다닌다.
- 호기심이 가는 풍경이나 상황, 대상(강아지, 전시상품 등)에 한눈팔지 않도록 한다.
▶실종 예방 3단계 구조
-1단계 - 멈춰요: 아이가 일단 길을 잃거나 부모와 헤어지면 제자리에 서서 기다리게 한다.
-2단계 - 생각해요: 자신의 이름, 부모님 이름, 연락처, 주소 등을 외우면서 기다리게 한다.
-3단계 - 도움을 요청해요: 공중전화 긴급통화-112, 경찰, 가게, 아이를 데리고 있는 아주머니 등
▶지문 등 사전 등록제 등록하기
2012년 7월부터 시행 중인 지문 등 사전 등록제는 보호자의 신청으로 '아동 등(18세 미만의 아동, 치매환자,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의 지문과 사진, 보호자의 연락처 등 기타 신상정보를 등록하여 실종 시 전국 어디에서든 등록된 자료로 가족을 찾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아이의 지문 등을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안전드림 사이트(http://www.safe182.go.kr)에서 인터넷으로 신청하기
둘째, 가까운 경찰서, 파출소, 지구대를 방문하여 신청하기(보호자의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