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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는 법을 배운다는 것

지금 해결되지 않는 일은, 어쩌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일 수도 있다.

by 시마

가끔, 지금 당장 답을 낼 수 없는 일들이 있다.

머릿속을 자꾸 맴돌며 나를 붙잡는 생각들.

그러나 곱씹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면,

그 고민은 오히려 더 중요한 것들을 가려버리기도 한다.


나는 그럴 때, ‘향후 일정에 넣고 잊기’라는 방법을 쓴다.

calendar.png 구글캘린더로 업무뿐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까지 기록한다.

어차피 지금은 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라면,

미래의 일정 속에 넣어두고 알림을 설정한다.

그러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알림이 올 때까지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는다.

그 시간 동안은 지금 당장 처리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알림이 울리는 시점이 되었을 때

이미 상황이 저절로 정리돼 있거나

해결되어 버린 경우도 많다.

고민은 현실보다 언제나 부풀려져 있기 때문이다.


잊는다는 건 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중에 제대로 마주하기 위한 준비다.

이렇게 미뤄둔 고민은,

시간이 숙성시켜 더 간결한 해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일정을 캘린더에 넣어두는 행위는
단순히 잊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뇌의 기억 창고를 비워 더 중요한 것에 에너지를 쓰게 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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