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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선택할 뿐, 결과는?

통제 가능한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하자.

by 시마

책을 펼치자마자 이런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별하십시오.”


짧은 한 줄이었지만, 인생을 살며 경험으로 체득한 것이기도 하다.

KakaoTalk_20250831_215657827.jpg 에픽테토스의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삶의 기술' 첫 단원

나는 새로운 선택을 좋아한다.

여행지를 고를 때에도, 이미 가본 곳보다는 낯선 곳을 택한다.

음식을 주문할 때도, 익숙한 메뉴 대신 처음 보는 것을 선택한다.


내겐 경험이 곧 값어치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선택을 함으로써 얻게 되는 기쁨과 배움은, 설사 실패로 끝나더라도 남는다.

실패했다고 해서 크게 아쉽지 않다.

그 선택은 언젠가는 마주했어야 할 일이었고,

다음에는 하지 않으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궁금하여 내린 선택은 내 영향력 안에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내 뜻의 바깥에 있다.
그렇기에 결과 때문에 불필요한 스트레스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마음이 든 건 아니다.

삶은 내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뜻하지 않은 변수가 늘 있었고,

그 변수 앞에서 좌절하고 괴로워한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히 배웠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은 괜찮다.

중요한 건, 그 실수를 다음에는 반복하지 않는 것.

그러면서 삶을 현명하게 대하는 것 아닐까?


※ 참고 지식 : 스토아 철학과 통제의 이분법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말했다.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라.”


이는 흔히 통제의 이분법(Dichotomy of Control)이라 불린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 의지, 선택, 태도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것: 결과, 타인의 행동, 운명


현대 심리학의 인지행동치료(CBT)에도 이 원리가 적용된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매달릴수록 불안과 스트레스가 커지지만,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할 때 삶은 훨씬 단순하고 건강해진다.


결국 지혜란,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에는 용기를,

내가 할 수 없는 결과에는 평온을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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