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은 서른이라는 단어에 연연하지 않는 멋진 여성이 되자고 다짐했지만, 몰려오는 불안은 어쩔 수 없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을 약 80세로 보았을 때, 서른은 인생의 사계절 중 여름의 한가운데에 존재한다. 가장 뜨겁고, 가장 열정적인 시기를 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 서른이라는 단어가 주는 숙제에 조급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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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등학교 시절 막연히 생각했던 나의 서른은, 안정적인 직장과 적당한 자산을 가진 어른.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결혼도 했겠지?(실제로 나는 26살에 결혼을 하고 싶다고 말하고 다녔다) 잘하면 애는 둘쯤 있을지도? 인정받는 직장인이자 젊고 멋진 엄마. 운전을 잘하고(당연히 자차) 수트 셋업에 또각 구두를 신고 멋지게 출근하는 커리어 우먼.
현실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돈을 받으며 일한 지 3년 차 계약직. ‘결혼’이 무엇인지 아직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운전은 잘하지만 자차는 없고, “출근할 땐 무조건 편한 옷이지~”를 외치는 어른이 되었다. 그래도 누구보다 나의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호기심 많고 밝은 성격은 언제나 나의 자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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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내 친구들은 어떤 서른을 보내고 있을까? 그리고 결심했다. 주변의 서른을 수집해 보기로.
이 인터뷰의 목적은 미디어에서 제시하는 정형화된 서른이 아닌, ‘현실의 서른’을 지내고 있는 사람들의 고민들을 들여다보는 것. 그리고 그것을 본 독자들이 아래의 말들을 떠올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