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실명인터뷰를 요청한 이유
봄이와 나는 정 반대다. 나는 완전한 내향형, 봄이는 대문자 E 외향형이다. 체력, 관심사, 친구들을 만나는 빈도 등등 뭐 하나 비슷한 게 없다. '우리가 어떻게 친구가 됐을까?'라는 질문이 절로 떠오른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나와 봄이를 보면 둘이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웃음포인트나 리액션이 닮았다나 뭐라나. 참 신기한 일이다.
석사 공부를 할 때 봄이를 만나면 봄이는 항상 밥값을 내주며 나중에 취업하면 쏘라고 얘기하곤 했다. 돈도 자신감도 없던 시기에 봄이의 그 말이 참 고마웠던 기억이 난다. 겉으로 보는 봄이는 강해 보인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사람들을 잘 챙기고, 좀 덜 만나도 되지 않겠냐는 나의 말에 서운해하는 세심한 마음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봄이의 서른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대단했다. 한 회사의 대표를 꿈꾸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기를 목표로 삼는다. 앞일을 걱정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봄이가 대표가 되어 한강뷰 아파트에 나를 초대할 그날을 기대한다. 그리고 그때의 우리도 고등학교 때 얘기에 실없이 웃고 있는 모습이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