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 것/가슴속으로 들어온 사람/서른의 서글픈

오늘, 시로 다가온 청춘

by 해달

55 나이를 먹는 것


책임과 함께 세월은 나를 잡아당긴다

두려움이 커가고

내 어릴 적 꿈은 점점 작아져 이제 점이 되어 버린다


혹자는 아직 20대라며

좋을 때라고 말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를 느끼며 나이를 먹는다


경솔했다고 후회할 땐

이미 시간이 흘러

내 나이를 더 먹어버린 상태이다




56 가슴속으로 들어온 사람

부제: 우리 집 짝꿍에게


오랫동안 걸어도 계속해서

함께 걷고 싶은 그대

지친 심신을 함께 어루만져 주고 싶은 사람


내가 지쳐 이제는 모든 것을

단념하려 하는 그 순간에

다시금 내일을 계획하게 하는 사람


그대는 그런 사람으로 내게 다가왔습니다

이제는 내가 그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기를

오늘 그대와 함께 걸어갈 거리의 이어짐 속에

가만가만 속삭여 봅니다



57 서른의 서글픈


순수함, 푸른빛의 그 순수함을 바라보고

부서지는 햇살에 함께 미소 짓던 아니, 크게 깔깔거리던

내 수줍던 십 대, 사춘기가 가고


낭만과 눈 내리던 바닷가 어느 이국땅에서 함께 걷던 연인도 사라지고

그렇게 열정을 쏟았던 사회 속에서의 내 몸부림도 지쳐가고

내 버겁던 스무 해들, 청춘들이 가고


공황, 정신적 혼란인가, 방랑인가

이젠 그래선 안 될 것 같은데, 서른의 나이에 접어들고

눈물을 흘리는 것도 없이, 아! 내가 이제 서른이구나.


어떤 감탄도 없이,

그렇게 무심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어느 날

나는 서른이 되고


하루를 보내고, 일하고, 저축해야지. 차를 바꿔야지.

아이를 낳아야지. 경조사비를 내야지. 누구 생일이지?!

그렇게 하루가 가고


이제 나는 서른의 알 수 없는 공간으로 뛰어든다. 아니!

어느새 나는 그 속에 너무나도 자연스레 그냥 거기에

거기에 내가 있다.


오늘,

서글프다.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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