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집안일은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내의 일이라 여겼고, 그래서 거의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피곤해하는 아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나이가 들면서 여태 감겨있던 눈이 떠지기라도 한 것일까요? 어느 날부터인가 설거지를 종종 하고 있습니다.
‘그깟 설거지쯤이야’ 했던 일이 막상 해보니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세제를 쓰는 일만도 그랬습니다. 지금은 세제를 수세미에 조금 묻혀 알뜰하게 사용하지만, 처음에는 설거지 통에 세제를 몽땅 풀어 낭비하였습니다. 헹구다가 접시가 미끄러워 깨뜨린 적도 있었고, 설거지를 마치고 나서 보면 물방울이 튀어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기도 했습니다. 나는 정성껏 씻은 그릇들을 공간도 아끼고 또 눈에 보기 좋도록, 반듯하게 정갈하게 크기 별로 포개놓았고 스스로 제법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그릇들을 쓰려고 보니 그 속에 물기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미처 흘러 나가지 못한 물기가 마저 흘러나갈 수 있도록, 그리고 공기가 드나들어 잘 마를 수 있도록 틈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그걸 몰랐습니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또 아름답게 보일지 모르지만, 설거지에 하자가 발생한 것이니 제 임무를 완벽하게 해냈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설거지를 끝내고 그릇을 놓을 때는, 반듯하게 쌓는 게 아니라 조금 어긋나게 두어야 한다는 걸, 그래서 생긴 틈이 설거지의 화룡점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릇을 보다가, 사람도 같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벽하게 꽉 막힌 사람보다는, 조금 여유가 있는 사람, 틈새가 있는 사람, 허점이 있는 사람이 오히려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완벽한 사람은 삶의 환기가 되지 않아 답답하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틈이 있는 사람은 삶에 공기가 드나듭니다. 무엇이든 완벽하게 해내려는 삶보다는, 조금은 여유 있게, 조금은 흐트러지게, 틈을 허용하며 살아가는 게 더 인간적이지 않을까요?
어긋남의 미학이라면 어떨까요? 틈이 생겨 부실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일부러 틈을 두어 길을 내고 숨을 쉬고, 소통하게 되는 미학.
전기인의 팁 : 미성년 자녀와 함께 물기 빼는 그릇의 아이디어를 생각하시고 자녀 이름으로 실용신안 등록을 해보세요. 아주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자녀 이름 등록 시 혜택 : 특허 출원료 등 무료, 대학 입시 특별 전형 긍정 요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