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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 출간 후 생각 들 (4. 구슬이 서 말이라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by 종구라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자원, 뛰어난 재능, 탁월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묶어내고 가공하고 세상에 내놓지 않으면 그 가치는 잠든 채로 사라지고 맙니다.

속담 속 '구슬'은 단지 보석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얻은 지식, 경험, 인간관계, 깨달음, 그리고 이야기까지 모두가 구슬입니다.

하지만 이 구슬들이 아무리 많아도 꿰지 않으면 그저 흩어진 채 머무를 뿐입니다.

그 꿰는 행위가 바로 정리와 실천입니다.


직장에서 30년을 근무하거나 환갑의 나이를 맞이한 사람은 이미 서 말의 구슬을 갖고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몸담은 분야의 전문 지식, 고객, 동료와의 관계 속에서 겪은 에피소드, 사회생활 중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연과 배움들...

그 자체가 귀한 자산입니다.

구슬을 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로 기록하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단순히 생각을 옮기는 행위가 아니라, 흩어져 있던 경험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블로그를 개설하고 공개 범위를 비공개로 설정한 뒤 나만의 기록 공간을 만들어 보세요.

이곳에 업무 경험, 배운 교훈, 삶에서 느낀 점들을 조금씩 쌓아 나가면 그 자체가 훌륭한 자산이 됩니다.

비공개 글쓰기는 부담이 없습니다.

누가 볼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자유롭게 쓰고 수정할 수 있어 나만의 지식 창고가 됩니다.


그리고 은퇴 전, 그동안 모아둔 글과 자료를 토대로 출판을 기획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 책은 곧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자, 가족과 후배들에게 남기는 유산이며, 나의 직업 인생을 정리하는 결산 보고서가 될 수 있습니다.

구슬은 세월이 흐를수록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기억은 흐려지고, 자료는 흩어집니다.

그러니 은퇴 전에 꿰기 시작해야 합니다.


작은 글 한 편이, 하루의 소소한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귀한 지침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꿰기 시작할 때입니다.

당신이 가진 서 말의 구슬, 꿰어야 비로소 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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