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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 출간 후 생각 들 (5. 어려움? 그까짓 것)

( 어려움? 그까짓 것 이겨냅시다!)

by 종구라기

어렸을 때,

아버님의 생신날이면 어머님은 이른 새벽부터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셨습니다.

막내였던 나는 늘 동네 어르신들을 식사에 초대하는 심부름을 맡았습니다.

부모님의 말씀은 그저 “절대복종”이었던 시절,

나는 기쁜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모시러 갑니다.

하지만 두려운 게 하나 있었으니…

개.

그것도 사납고 덩치 큰 개.

당시엔 집집마다 개를 키웠고, 그중엔 울타리를 덮을 듯한 우렁찬 짖음의 개들도 있었습니다.

어머님께 “그 집은 안 가면 안 될까요?” 여쭤보지만 결국 혼이 나고, 눈물 콧물 흘리며 가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혜가 생겼습니다.

궁하면 통한다.

큰 막대기를 하나 들고, 주머니엔 돌멩이 몇 개를 챙깁니다.

그 집 대문을 열면 짖는 개소리가 천둥처럼 들려옵니다.

돌멩이 하나 던지고, 막대기로 방어 태세를 취한 채, 어르신께 외칩니다.

“어르신~ 어머님께서 아침 식사하시러 오시래요!”

그리고는… 전광석화처럼 도망갑니다.

그게 내 생존법이자 심부름 방식이었습니다.


한 끼 식사 초대를 위해 목숨(?)을 걸던 어린 시절,

그때 배운 건 단 하나였습니다.

“피할 수 없는 어려움에는 돌멩이와 막대기를 들고 맞서라.”


삶이 고되고 버거운 날들이 많습니다.

길이 없는 것 같고, 방법이 없어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그 시절 개 짖는 소리에 눈물 나던 날을 떠올립니다.

겁이 나도,

돌멩이라도 들고,

막대기라도 움켜쥐고,

가야 할 길은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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