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닭가슴살 샐러드 & 생강차
요리에 내 삶의 태도를 담는다. 나이 들수록 공간.에 대한 애정이 커진다.
공간에 대한 집착과는 다른데,
내 공간이라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
머물면 내 마음이 평온하고 평화롭고 고요한 곳
기분좋아지는 곳.이다.
평수라든지 크기는 상관없다.
그보단 그 공간 안에서의 내 마음의 크기가 중요하다.
지금 내 집이 그렇고 내 침실이 그렇고 내 부엌이 그렇다.
그러다보니 집.에 있는 게 제일 좋고 편하다. 집이 편해야, 집 안에서 편해야 일이 잘 풀린다.는 믿음이 있다.
아침햇살이 창밖을 뚫고 내게 달려드는 아늑한 내 침실. 사부작사부작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곳 중 하나인 부엌. 날 기분좋게 한다. 사랑이 있다.
내가 그러하듯 내 사랑도 그곳에 골고루 나눠준다. 특히나 침실과 부엌. 늘 깨끗하게 단출하게 정리하는 편이다.
내 공간에 내 마음가짐과 태도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일은,
내 일상을 나답게 향유하고 사는 것과 같다.
즐거운 내 마음처럼 내 요리맛도 즐겁다. 내 취향의 접시나 음식에 어울리는 접시나 그릇에 소복소복 수북이 담는다. 그릇이나 접시 식기류도. 생각보다 쓰는 것만 계속 쓰게 된다. 자꾸만 손이가는 게 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른뒤 무색해질 만큼 다른 것에 손이가곤 한다.
브로콜리 닭가슴살 샐러드
매 끼니 직접 만든 음식이 소화도 편하고 가장 맛있다. 한 그릇 뚝딱이다.
생강 슬라이스로 끓인 생강차에 민트를 넣어 살짝 향만 내고 뺀 후, 레몬즙 짜서 넣어 마신다.
나이로만 보면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보다 남은 생이 더 많이 남았는데도 나는 요즘 왜 이리도 사는게 별거라니. 사는 게 별건가요?라고 혼잣말을 하는지...^^ 그리 심각하게 살 거 없다 혹은 힘 좀 빼고 살아도 돼. 그래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라는 어쩌면 내게 하는 자기주문일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난 굵직굵직한 이벤트나 사건보다는 작고 소소한 이벤트에 확실히 약해지는, 쉽게 감동받는 사람이 됐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아야, 만족할 줄 알아야 내 행복의 지속성이 잔잔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걸. 너무도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투박한 울퉁불퉁한 모양의 깜빠뉴 겉을 바라보다, "그래, 너도 나와 같구나."했다. 겉은 울퉁불퉁 어떤 곳은 조금 연하게, 어떤 곳은 짙게 어느 부분 하나 같은 색이 없고 같은 모양이 없는 제 멋대로의 투박한 깜빠뉴를 보면서, 나는 그런 너가 참 좋다! 나와 같아서.라고 말해주었다.
화려했던 시절보다, 나름 반짝였던 시절보다, 나는 지금의 수수한 모습의 내가, 어떨땐 촌스러울 만치 나스러운 내 모습이, 외적인 반짝임보다 내 안에서 빛나는 내가, 반짝이는 내가 훨씬 더 만족스럽다. 어떨 땐 참 희한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 시절보다 지금의 내 마음이 더 평온하다는 게. 무튼 사실이 그러하다.
마음이 어두컴컴했던 시절은 자유.라는 것이 나답다는 것이. 나를 안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도통 감을 잡지 못해 방황했던 시절이기도 한데, 지금의 나는 자유라는 게 별 다른게 아니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의미의 자유가 아니라. 내려놓음, 자기 성장, 개의치 않음, 남과 비교하지 않깅, 나를 궁금해 하는 것 등 나를 둘러싼 것들에 초연하리 만치 무심한 의연한 태도에서 나온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이전의 나보다 마음이 평온하다고 느끼는 건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자유로워진 내.가 내 앞에 우뚝 서있기 때문이다.
사워도우와 깜빠뉴, 통밀, 호밀빵처럼 나도 이렇게 건강하면서도 천연의 자기 재료의 맛을 잃지 않는, 나로 치환해보면 나.라는 본질 잃지 않는 사람이 돼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사워도우를 그리도 좋아하나보다.
닮고 싶은 맛.이라서 말이다. 언제부터인지 나는 화려하고 세련되고 반짝이는 사람보다는 수수해도 투박해도 세련되지 않아도 반짝반짝 빛나지 않아도 자기 만의 개성과 스타일과 취향과 자기만의 삶의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됐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통해 나를 반추하고 삶을 관조하고 삶의 용기와 에너지를 얻는 편이다.
나도 천연발효빵들처럼, 사워도워, 깜빠뉴, 통밀, 호밀빵처럼 시큼하면서도 밍밍하면서도 심심하면서도 단출하면서도 그러나 그 본연의 맛만큼은 변함없는 투박하지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사유의 끝에 난 늘, 인간적인 지극히 인간적인 것에 울고 웃는 사람이 맞으며 속은 단단하지만 따뜻한 사람이 되자.는 다짐으로 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