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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plate Jun 27. 2024

몸의 움직임에 진심인 이유

얼마 전 우연히 최강야구 재방을 보게 됐다. 야구룰 조차 몰랐는데 너무 재밌고 짜릿한게 아닌가. 김성근 감독님과 선수들 간의 인간적인 바이브에 매료되었단 설명이 맞겠다. 최강야구팀을 랜선으로 응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결국은 사랑.이다. 인간적인, 따뜻함, 상냥함, 승부, 실패, 몸과 마음 근력... 모든 것이 담겼다.


김성근 감독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는데, "인간은 죽을 때까지 성장해야 한다." , "야구는 후회를 관리하는 게임이다." 인간사와도 오버랩된다. 삶도 마찬가지. 최강야구팀 뿐만 아니라 상대팀도 결국 하나라는 것.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도 결국은 하나라는 것. 본질이 같기 때문이다.


무튼 요즘 유일하게 챙겨보는 게 최강야구다. 장 건강과 감정과의 관계, 몸의 움직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후부터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면 즉각 몸을 움직인다. 생각은 내가 아니기에 생각은 통제할 수 없다. 고로 몸을 움직이는 것만이 주의를 돌려 감정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최강야구를 보면서 어릴적부터 훈련을 해 온 선수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과 몸의 움직임과 멘탈 관리는 하나라는 것. 스스로에게 여러 질문을 하게 한다. 언젠가 엄마가 되면 본인이 좋아하는 운동은 꼭 시켜야겠다는 것. 실패를 관리하는 법을 가르쳐줘야 겠다는 것. 감정이 우리 몸의 어디에서 생겨나는지. 장 건강과 마음 근력 훈련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비장한 책임이랄까. 의무가 든다. 부모로써 내가 아이에게 물려 줄 수 있는 건 이런 것들이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지 꽤 되었다.


하루 2끼 식사 조리법도 심플하다. 대부분 채소찜이나 야채 소테(올리브 오일에 익혀낸다)로 조리법도 간단한데 매 끼니 얼마나 맛있는지. 밥 먹을 때마다 감동하고 감탄하고 감사해한다. 직접 요리하는 음식엔 오감을 자극하는맛과 색이 있다. 오늘 아침엔 비트를 쪘다. 직접 만든 드레싱으로 비트 샐러드를 만들었다. 내 음식의 온도는 갓 요리한 것이 대부분이라 늘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상태를 유지한다. 소화에도 도움되고 그 온도일 때 더욱 맛있게 된달까. 각 재료 본연의 맛이 스무스하게 들어온다.  


스트레칭을 좋아하는데, 요가도 극적이고 어려운 것보다는 내겐 인요가가 딱 알맞다. 무엇이든 내게 알맞는 걸 찾고 하는 일이 중요하다. 삶의 질서도 이런 방식으로 타인이 아닌, 나.에게 꼭 맞는 것이어야 한다. 음식이든 운동이든, 옷이든, 물건이든, 생활방식이든, 취향이든... 소파에 앉아서도 스트레칭 자세를 유지하는데 잔근육들의 쫀쫀함이 내 몸의 신경을 자극한다. 그 자극이 내 정신을 파릇파릇하게 한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소파 앞에 낮은 테이블을 두고 몸은 스트레칭 자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다. 버틸 수 있는 자세이자 이 순간만큼은 몸의 움직임으로 사특한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다.


그런 날이 있다. 갑자기 옷장에 있는 옷들을 다 꺼내 다시 개어 모조리 깔끔하게 재정리 하고 싶은 날, 갑자기 부엌 살림을 다 꺼내 그릇이며 접시며 모조리 다시 정리하고 싶은 날, 오늘이 그런 날이다. 이 글을 마치면 곧장 옷장으로 갈텐데. 옷을 정리하고 싶은 걸 보니, 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게 분명하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거나 재정열할 때, 나는 어김없다. 물건 정리, 청소를 시작한다. 비울건 비우고 더 이상 날 설레게 하지 않는 물건, 현재 내 기운과 맞지 않은 물건들을 비운다. 그러고나면 내 기분도 전환되고 지금 내게 중요한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어김 없이 찾아온 아침, 여느 날과 같아보이지만 전혀 여느 이 아닌    나타났다 사라지는 하루,  오직  순간. 현시만이 존재할 . 이제 더는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과거를 후회하느라, 회상하느라, 아쉬워하느라 지금을 놓치는 실수를 하지 않는다.


실체 없는 미래를 위해 오늘을, 지금을 희생하는 일도 없다. 펼쳐지는, 드러나는 삶을 충실하게 살되, 결과는 내맡기기. 수용. 받아들임.의 자세로 살아간다.


그러면 두려움과 불안은 사라지고 어떤 희망과 용기가 샘솟는다. 곧 마흔인데, 마흔이라는 개념에 관념에 사로잡힐 것도 없다. 마흔이 된다 한들, 내 취향 껏. 나답게. 취향껏.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관리하는 삶을 사는 사람에겐 그들만의 분위기, 아우라, 바이브가 있다.


나의 바람이기도 한데, 나만의 분위기, 아우라의 결정체는 눈빛. 눈동자다. 핵심은 그것이다. 오늘 아침 역시 어김없이 거울 앞에 섰다. "굿모닝!" 내 눈동자의 맑음은 안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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