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내 아들은 나보다 멋진 삶을 살길 바랐어(1/3)

PART 2. 동행자 이야기 2 - 하준 아빠 이야기

by 북울림

"그래도 예전에는 내가 아이를 키운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알겠다.

아이는 스스로 컸고 덕분에 성장한 것은 바로 나다."

-우종용의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중에서






내 삶이 어떻게 흘러왔든 내 아들은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해 줄 것이다. 내가 아버지에게 받지 못한 부분도 아들에게 전해줄 것이다. 이번 생은 그렇게 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아들이 태어난 그날이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날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아들의 사진은 나의 자신감 충전기다. 이젠 상사와 회의하다 깨져도 자책하지 않는다. 난 아빠다. 그렇게 나는 슈퍼맨이 되었다.

아들 일로 어린이집을 자주 왔다 갔다 하던 부인이 어느 날 이야기했다.

“나 하준이랑 병원 갔다 왔어.”

“감기야? 뭐래?”

“장애가 있을 수 있다네?”

“뭐? 장이 안 좋다고?”

“아니…… 장애……”

“장……애? 말 같지 않은 소리! 누가 그래? 병원에서 그래? 말이 조금 느리다고 다 장애야? 나도 어릴 때 말이 느렸는데 지금 잘하고 있잖아! 돌팔이야! 그냥 자기들 돈 벌려고 대충 하고 치운 거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그냥 지금처럼 키워!”

라며 분노의 말을 토해냈다.

하지만 나도 알고 있었다. 또래랑 다르게 행동하는 것들이 보이는데 나라고 모를까? 그저 인정하면 무너질 것만 같아서 겁이 났다. 이건 그냥 지나가는 거라고만 생각하고 싶었다. 제발 그러길 바랐다. 하지만 결국 그 순간을 마주한 것이다. 벗어나고 싶었다. 그렇게 난 신경질적으로 문을 박차고 나왔다.

그 이후로 부인은 계속 나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분명히 우린 더 나아지기 위해 대화를 시작했는데 항상 대화가 끝나고 나면 서로를 찌르고 후벼 판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점점 대화를 피하게 되었다. 될 수 있으면 회사의 야근은 내가 도맡아 했다. 갈등도 없고 돈도 더 벌 수 있으니깐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할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부인 혼자 버텨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나 혼자 합리화하며 도망 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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