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동행자 이야기 3 - 하준이 동생 이야기
오늘은 친구랑 놀기로 약속한 주말이다. 그런데 하필 엄마, 아빠 모두 일을 나갔다. 친구랑 즐겁게 놀고 싶은데 오빠가 있다. 엄마에게 전화했다.
“엄마 나 오늘 친구랑 놀 거야.”
“기쁨아, 집에서 놀 거지?”
“아니 오늘은 로데오 가서 마라탕 먹고 ‘인생 네 컷’ 찍기로 했어.”
“그럼 오빠는 어떻게 해?”
“엄마? 그건 내가 물어볼 말이야. 나 나가야 하는데 오빤 어떻게 해?”
“안돼 기쁨아~ 엄마, 아빠 다 일 나갔고, 오빠는 혼자 있으면 안 되잖아……. 엄마가 마라탕 시켜줄 테니까 친구랑 집에서 먹고 놀고 있어. 엄마가 최대한 빨리 갈게…… 그때 나가서 놀자…. 응? 정말 빨리 갈게! 응?”
“아~ 진짜 왜 맨날…… 난…… 힝……”
항상 이런 식이다. 가끔 난 우리 집에서 어떤 존재인가 생각한다. 우리 집은 오빠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엄마가 가장 노력하고 있고, 엄마가 없을 땐 내가 엄마의 역할을 하고 있다. 난 엄마의 딸 이전에 엄마의 조력자 같은 느낌이 든다. 내 나이 열한 살에 너무 과한 책임인 것 같은데, 엄마랑 아빠는 내 마음을 알까? 엄마랑 아빠가 세상을 떠나면 오빠는 내 몫이겠지? 엄마 아빠가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가끔 그런 생각도 든다. 혹시 오빠를 위해서 나를 태어나게 한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면 내가 너무 불쌍해질까 봐 생각을 멈춘다. 하지만 결국은 내가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오늘은 오빠가 먹고 싶은 고기를 먹으러 왔다. 가족끼리 외출을 하면 난 항상 스마트폰을 본다. 볼 게 있다기보다는 딱히 할 게 없어서 스마트폰을 든다. 오늘도 엄마가 나에게 잔소리를 한다.
“기쁨아! 스마트폰 그만 보고 대화를 하는 건 어때? 맨날 보는 스마트폰 지겹지도 않아?”
“무슨 얘기를 해.”
“그냥 평소에 하고 싶은 말.”
“…… 할 말이 없어.”
“왜 할 말이 없어. 아무 말이나 하면 되잖아.”
“…… 엄마…… 난……”
오빠가 갑자기 엄마가 먹던 밥으로 장난을 친다. 난 오늘도 그렇게 오빠에게 엄마를 뺏겼다. 나도 오빠처럼 장애가 있었으면 사랑을 받았을까? 내가 나쁜 행동을 하면 나에게 관심을 가져줄까? 아니야 그럼 내가 사랑하는 우리 엄마가 너무 힘들 거야 나라도 도와줘야 엄마가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게 지내겠지. 그렇게 흔들리는 나를 다독이며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