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실 코 했다.
B는 문득 밥을 먹다가 스스럼없이 내게 말했다. 막역했던 우리 사이는 그날 ‘뭔가’ 들어있는 코를 만져보곤 조금 달라진 거 같았다. 물론 내가 성형한 코가 이상형이라던가 그런 건 아니다. 단지 그 누구의 코끝을 그렇게 만져본 적 도 없었고 학교에서 나만 아는 사실이라길래 마치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 후로 종종 코 만져 봐 도 돼? 라며 장난 아닌 장난도 쳤다.
‘검정치마 - 나랑 아니면’은 B가 떠오르는 노래였다. 언 젠가 이 노랠 들려줬을 땐 너무 좋다며 한동안 내 앞에 서 흥얼거리기도 했다. “야-, 나랑 놀자-.”하고.
이제 생각해 보면 그 코는 참 예뻤다. 눈매도 참 어여쁘게 휘었고 말이다. 깊지 않던 보조개도 안에 뭐가 들었는지, 괜히 널 웃게 만들고 싶을 때면 나는 “밤늦게까지-.”라며 맞장구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