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읍 신흥리에 있는 관곶은 일몰 명소로 알려진 관광지이다. 관곶은 제주에서 해남 땅끝마을과 가장 가까운(83km) 곳이며, 조천관 시대에 조천포구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곶이라는 뜻으로 관곶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제주의 울돌목이라고 비유되는데 지나가는 배가 뒤집어질 정도로 파도가 거센 곳이다. 관곶에서는 바다로 지는 노을을 볼 수 있으며, 전망대, 정자, 주차장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진 제주의 숨은 관광지이다. 주변에는 신흥해수욕장, 신흥바다낚시공원, 제주올레길 19코스가 있어 둘러볼 곳이 많다.
제주에 온 지 5일째다. 제주에 온 목적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전에 제주를 찾았을 때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을 방문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짧은 여행의 일정일 때는 그나마 그곳의 핫플레이스 위주로 여행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달이라는 여유가 있어 굳이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은 피하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매일 출근,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종일 내가 하는 일을 쉼 없이 해왔던 나로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은 어려운 일이다. 5일간 새벽에 일어나 조천항까지 산책 후 아침식사, 아침 식사 후 조천항에서 사색, 점심 식사 후 조천항 방파제에서 낚시 구경이 일과다. 이른 저녁 식사 후에는 조천만에서 매일 색다른 이야기를 하는 노을과의 대화로 하루를 마감한다. 벌써 원래의 목적인 젖은 몸이 마른 듯 가볍다. 만성적으로 눌러오던 어깨의 짓눌림이 옅어진 듯하다. 아무래도 나는 일중독자일까?라는 생각이 잠시 스쳐 쓴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목적을 잘 이행하고 있는 중이다.
숙소에서 30분 정도 걸어가면(차로는 3분) 관곶이라는 곳이 나온다. 올레코스 중 하나라고 해서 혼자 바다를 보면서 걸었다. 18코스인가, 19코스인가 정확하게는 알지 못하지만 사실 코스의 명칭이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았다. 30 여분 동안 걸으면서 두 사람 정도 만난 것을 보면, 10여 년 전에 올레길을 걷기 위해 제주에 왔을 때보다는 걷는 사람이 많이 줄은 듯하다. 관곶에는 식당이 하나 자리하고 있어 제법 맛집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맛집 탐방보다는 관곶의 의미를 보기 위해 걸었다.
아마도 조천관으로 가는 바닷길에 있는 곶. 관곶은 한반도 땅끝마을(해남)에서 가장 가까운 제주도라고 한다. 전망대에서 보면 마치 육지가 보이는 듯 아련하다. 거세고 빠른 바람 따라 물결이 거세고 빠르다. 과연 제주의 울돌목이라 할 만하다. 저 멀리 남방돌고래가 뛰어다니는 환영이 보이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들은 바로는 며칠에 한 번씩 남방돌고래 떼가 이 앞을 헤엄치며 놀다 간다 한다. 아마도 돌고래가 좋아하는 한치와 광어가 많아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찍 나온 해녀들이 물질에서 돌아오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녀들의 숨비소리에는 돌고래가 숨겨져 있는 듯하다.
(한참 동안 돌고래를 직접 보지는 못 했다)
조천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서복이 진시황의 명을 받고 동남동녀 3,000 명을 데리고 불로초를 찾으러 제주도에 입항한 곳이라 한다. 서북 일행은 아마도 관곶을 지나면서 거센 파도에 많은 고초를 받았을 것이다. 관곶에 입항하려다 울돌목처럼 파도가 거세워 배를 접항하지 못하고, 가까운 금당포(지금의 조천항)를 통하여 제주도로 들어온 것 같다. 서복은 조천을 통하여 영주산(지금의 한라산)에 가서 영지버섯, 금강초 등의 불로초를 구한 뒤 남쪽 서귀포를 통해 다시 서쪽으로 출항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복은 금당포에서 아침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고 바위에 조천(朝天)이라고 새겼다고 한다. 천신에게 무사히 영주산에 도달할 수 있게 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이었다. 조천 바위는 고려시대에 조천관을 지을 때 묻혀 지금은 남아있지 않다. 이후로 금당포를 조천포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다.
조천은 며칠 만에 고향 마을처럼 포근하다. 2022년 4월 조천은 전국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낮은 곳으로 되어있다는 뉴스가내 눈에 들어온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