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한 후 하루를 정리하고 일상에 작은 취미생활을 보내는 나의 저녁시간
자정이 다 되었을 때 아버지에게 문득 전화가 왔다.
"하이~! 아들 자?"
"아니.. 그냥 있어요 이 시간엔 왜 전화했어 아빠?"
"그냥 보고 싶어서 근데 아빠 오늘 울었다"
"왜 이 시간에 울어 아빠 술 먹었어?"
"응.. 아들들이 보고 싶어서 술 먹고 울었어"
"늦었어요 얼른 주무세요"
"그래 알았어 잘 자"
무슨 일이 있으셨냐 왜 그러시냐 물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아빠가 나에게 울었다는 표현을 한 것도 난생처음이었고 술을 먹고 늦은 시간에 전화한 것도 처음이었다. 꽤나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것보단 슬픈 그런 감정이었다. 순간에 울컥한 마음이 생겨 얼른 전화를 끊었지만 통화종료 후에는 어느새 눈에 눈물이 조금 맺혔다.
아빠는 얼마나 힘들까 그리고 얼마나 힘드셨을까를 생각하면 끝도 없는 슬픔이 밀려온다.
지금의 내 나이보다 더 어리셨을 때 결혼을 하시고 지금의 나보다 어린 나이에 우리 형을 낳으셨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식은 둘을 낳아 책임지고 키워나가셨던 아버지의 과거는 나로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그런 일들이었다.
그래도 내 인생에 가장 슈퍼맨 같던 우리 아버지와 내가 성인이 되고 우연히 함께 목욕탕을 갔을 때 놀람의 슬픔을 느꼈었다. 나보다 작고 왜소해진 슈퍼맨을 마주했을 때 어쩔 줄을 몰라 괜스레 홀로 사우나에 들어갔었다.
마음껏 행복하고 싶었고 가족과 자주 함께하고 싶었던 생각에 시작하게 된 시골에서의 자영업이 나 혼자만의 이기적인 행복함이었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시골에서 장사를 하며 부모님과 자주 만나며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며 자주 함께 하며 직장생활의 외로움을 잊고 살아왔던 요즘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아버지는 다른 의미로 홀로 외로움을 느끼셨던 것만 같다.
아버지도 본인의 삶에 처음인 아버지의 역할이 조금은 무거운 삶이었을지 싶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요즘은 부쩍 크게 와닿는다.
시간이 더 흐리기 전에 용기 내어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초등학교 저학년시절에는 자주 사랑한다고 말했던 게 아직도 기억에 있지만 조금씩 커가면서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작은 목표이고 그래도 적당한 용기가 필요할 것만 같은 말을 아버지께 꼭 해드리고 싶다.
아버지 사랑해요.
그리고 아빠 힘들 때 울어도 돼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