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독서를 재테크로 연결하는 5가지 습관 만들기
모두를 위한 투자법은 없다. 주변에서 종종 부동산 투자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물어오곤 한다. 그러면 필자는 그 사람에게 역으로 물어본다. 연 소득과 투자할 수 있는 여유자금은 얼마나 되는지, 자가인지 전세인지, 내 집 마련을 위한 것인지, 시세차익 투자 상품을 원하는지,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임대수익을 원하는지 등 10여 가지가 넘는다. 이유는 부동산 투자는 개별성이 크기 때문이다. 투자 물건의 개별성 보다 투자자의 개별성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재테크의 첫걸음은 ‘나를 알아가는 것부터’라고 말하고 싶다.
앞에서 언급했듯 필자가 말하는 재테크는 범위가 넓다. 살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 재테크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부동산 투자로 조금 좁혀서 ‘재테크 습관 만들기’를 말하려 한다.
첫째, 관찰이다.
앞서 나의 유년 시절 지방 국도의 우회도로 건설에 따른 주유소의 수익과 부동산 가치의 요건 변화를 설명하였고, 고등학교 시절 대전의 첫 번째 신도시 개발인 둔산신도시 건설 과정을 수년간 눈으로 관찰한 사례를 설명했다. 그리고 한국지리 수업에서 배운 공업 입지론을 매주 지나다닌 1번 국도 대평리라는 농촌 마을에 신도시 또는 공업지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했던 경험을 말했다.
이 모든 것이 관찰이다. 천문학자 또는 생태학자가 별이나 개미·새를 관찰하듯, 필자는 물리적 공간의 도시개발 과정을 관찰한 것이다. 관찰의 힘은 유추, 추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간 관찰력이 쌓이면 공간의 미래 또는 지역의 변화를 상상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향후 도로가 어디와 연결되겠네, 철도역사가 생기면, 공항이 들어선다는데, 섬에 연육교가 건설 예정이라면 등등. 이러한 개발 이슈를 여러분이 관찰한 공간인 땅과 건축물에 접목시켜 보는 것이다.
아이들과 여행 갈 때 창밖을 보기 바란다. 농작물, 식생, 지형, 하천, 강 등의 자연환경이 지역마다 어떻게 다른지 관찰하고, 도시의 분위기, 스카이라인, 도시 밀도와 노후도, 구도심에 사람이 많은지 적은지, 빈집이 많이 보이는지, 노인 인구가 많은지 젊은이가 많은지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아이와 대화를 나눠보라. 아이에게 공간 상상력을 키워주라는 것이다. 여행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 시간을 잠자는 것으로, 동영상 보는 것으로 허비하지 말고 창밖을 보며 느낌을 쌓아 두길 바란다. 여행은 인문 지리를 배우는 지름길로써 부동산 투자의 기본이며 가장 즐거운 행위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필자는 ‘독서-여행-부동산 투자’를 연결해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실제로 우리 주변에 흔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신도시와 산업단지 등의 부동산 개발로 나타나고 있다. 물리적 공간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관찰의 힘이다.
이 글을 쓰며 3월 중순 그리스를 다녀왔다. 책으로만 봤던 아테네와 고대 아크로폴리스, 지중해를 볼 수 있었다. 그중 아테네항구에서 산토리니섬까지 약 6시간 배를 타고 지중해를 항해했다. 8년 전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읽었던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으러 배 갑판으로 올라가서 몇 시간을 앉아 지중해를 바라봤다. 그런데 몇 가지 우리나라 바다와는 다른 점들이 보였다. 정말 우리나라 바다에서 보지 못했던 몇 가지 특징을 바로 노트에 적었다. 순간의 호기심을 하나의 글로 써놓으면 나중에 어딘가에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메모를 한 것이다. 위에서 말한 ‘관찰의 힘’을 설명하려 우리나라 바다와 지중해 바다의 다른 점을 적어보았다. 아테네 피레우스항구에서 산토리니까지 동지중해라고 불리는 에게해의 4개 섬을 경유 해가는 동안 우리나라 바다에는 있는데 지중해에는 없는 4가지를 발견했다. 그중 하나는 갈매기를 볼 수 없었다. 바람이 많이 불거나 일시적 기상 탓인지 모르겠지만 항구에도 배 갑판에도 갈매기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배에서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지는 사람도 없었다. 또 양식장이 없고 고깃배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 남해 서해는 김·굴·전복 등 양식장이 많다. 갯벌도 많다. 하지만 지중해에서는 이들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네 번째 차이점으로 항구에 비린내가 없었다. 지중해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둘러싸고 있는 내해로 대양의 평균 염도보다 높고, 뜨거운 여름과 온화한 겨울이 특징인 지중해성 기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 갈매기, 고깃배, 양식장, 비린내가 없었다.
둘째, 물어보는 것을 생활화해라.
여러분은 거주 중인 단지 내 또는 동네 부동산중개소를 얼마나 자주 가는가? 다시 질문하면 현재 거주 중인 집의 시세 즉 매매가 또는 임대가인 전월세가를 알고 있냐는 말이다. 필자는 부동산중개소를 자주 들러 이것저것을 물어본다. 동네 부동산뿐만 아니라 여행지에서도 부동산중개소를 보면 “이 땅 시세가 어느 정도 되나요? 이 동네 아파트 매매가 및 전세가는 어느 정도 하나요?” 매물 나오면 연락 주세요. “왜 요 하나 사시게?”, “내. 가격만 맞으면 계약할 수 있습니다.”처럼 물어보고 필자의 전화번호를 남기기도 한다. 때론 중개사무소 앞에서 간판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물어보기도 한다. 이유는 문전 박대를 당하지 않고 주변 부동산 정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종이 신문을 보고 있다. 처음 신문값이 한 달에 만 이천 원이었는데 지금은 만 원이 넘게 올랐다. 왜 종이신문 예기냐? 신문에 끼여 들어오는 삽지나 아파트 분양 광고, 부동산 매물광고를 종종 본다. 그리고 전화해서 물어본다. 전단 삽지의 아파트 분양 광고는 자주 전화해 본다. 청약일정, 몇 세대, 분양가 이런 것이 궁금한 것이 아니다. 이유는 모델하우스 분위기 파악차 전화로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고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 분양가 적정성, 입지 특장점 등의 정보를 듣기 위함이다. 그리고 내 나름의 입지 포지셔닝을 세우는 공부이기 때문이다. 이삼 분만 통화해도 그 도시 그 지역의 분양물건이 몇 개만 쌓이면 해당 지역 부동산 흐름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내 전화번호가 해당 모델하우스 분양팀에 데이터베이스로 저장되어 ‘분양조건’이 바뀔 때마다 문자를 받을 수 있다. 즉 청약 당첨에서 분양계약이 완료되지 않고 남은 세대를 미분양이라고 한다. 미분양아파트는 입주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판촉경쟁이 커져, 수분양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까지 판매를 한다. 분양가 할인, 발코니 확장비 무상, 중도금 무이자, 잔금납부 유예 등 각종 혜택을 지급하면서 고객을 유인한다. 이런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휴대폰 문자로 받을 수 있어 쉽게 시장조사뿐만 아니라, 필요시 남들보다 좋은 조건 즉 같은 물건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직접 현장에 방문하여 분양담당자에게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여행 중에도 종종 모델하우스를 방문한다. 시장조사 차원이기도 하고 분양상담사에게 관광 정보와 개발정보를 듣기 위함이다. 분양상담사는 내가 여행 중인 이 지역을 잘 안다. 모델하우스에 걸린 광역 지역도 또는 모형도를 보여주며 도시개발 축, 도로망, 신규 택지지구, 재개발 재건축 단지, 학군, 주거 선호지역, 주요 상권 등 일목요연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군산 여행에서 지나가다 우연히 ‘오션시티 모델하우스’를 방문하였고, 분양상담사에게 자세한 도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곧바로 공사현장을 둘러보았다. 군산 오션시티 인근의 신규 입주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상승할 것을 예측했다. 이유는 입지·브랜드·세대수가 비슷한 옆 단지보다 보다 신규 분양가가 1억 이상 비싼데도 높은 청약률로 분양이 조기 마감된 것이다. 같은 권역의 입주 3년 이내의 새 아파트는 신규 분양가를 따라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인에게 33평 아파트 두 채를 갭투자로 추천해줬다. 전용면적 84㎡가 2.8억 원이며 3.3㎡ 당 830만 원대로 전세가와의 갭이 2천만 원이다. 2019년 지방 집값 상승이 시작하면서 그 아파트 시세는 5.5억 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모델하우스를 방문해서 정보를 취득할 때는 유의할 점이 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것이다. 시행·시공사인 공급자와 판매자인 분양상담사는 본인들 입장에서 유리한 것 위주로 분양물건을 설명한다. 즉 팔아야 수익이 생기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품의 단점을 가리고 설명하거나 사실을 교묘히 왜곡하기도 한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자는 객관적 분석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본인 투자 여건의 개별성을 냉철하게 인지하고 공급자가 제공하는 부동산 정보를 취사선택해야 한다. 모델하우스에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영업사원의 뀜에 속아 패가망신한 경우가 여럿 있다. 투자의 판단과 결정은 본인의 책임이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피해야 할 것. 의사결정권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임을 명심하고 물어보는 것을 생활화하라고 말하고 싶다.
셋째, 지도 찾기와 걷기다.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 또는 호기심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중학교 1학년 때 가을 소풍으로 기억한다. 기차를 타고 가는 소풍.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통일호 기차 한 대를 전세 내어 가을 들녘을 보며 충북 어느 산골 간이역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삼탄역이었다. 삼탄역은 한국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가 “나 다시 돌아갈래”를 외치며 기찻길에 뛰어든 오프닝이 촬영된 장소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하천이 흐르는 계곡과 그사이에 조그만 기차역이 하나 있을 뿐이다. 우리는 하천 변 모래사장에서 장기자랑을 하며 놀았던 것 같다. 점심시간 혼자 서성이다 뚝방길을 걸었다. 그러나 일행을 멀리 벗어날 수 없다는 강한 자제력. 아니 낯선 곳의 두려움이 발동했다. 저 뚝방길을 넘어가면 어디로 연결될까? 첩첩산중 저 너머 계속 가보고 싶은 그때의 충동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호기심, 열망을 그때 처음 느껴 봤다.
필자는 지도찾아보기를 일상에서 자주 한다. 사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만 해도 모르는 곳, 처음 가는 장소가 많다. 그래서 평일 업무 약속이든, 주말에 어디 약속장소에 나서더라도 미리 지도를 본다. 네이버 지도에 지번 또는 전철역을 검색하는 방법이다. 지도를 보면 그 동네가 보인다. 네이버 지도를 펼쳐놓고 전철역에서 약속장소까지 거래를 제어 선으로 그려본다. 흔히 말하는 역세권으로 반경 200미터 정도를 살펴보고 네이버 지도를 휴대폰 사진으로 찍어 놓는다. 그리곤 우선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으로 목적지를 찾아간다. 그러다 약속장소를 찾기 어려울 때는 네이버 지도를 찍은 사진을 보며 약속장소를 찾는다. 최대한 많은 지역 정보를 머리에 담기 위함이다. 네이버 길 찾기로 검색하여 내비게이션 음성을 그대로 따라가지 말라는 말이다.
우리는 본인이 노력한 것, 어렵게 얻은 정보를 오래 기억하고, 긍정적인 추억으로 간직하는 경향이 있다. 일상에서 사람과의 약속을 위해 만나는 장소를 부동산 시장조사라 생각해 보면 어떨까? 약속장소에 10분 먼저 도착해서 주변을 슬쩍 둘러본다. 전철역에서 약속장소 방향의 출구를 나서면 사거리를 중심으로 건물 높이와 노후도가 눈에 보인다. 유동인구가 특히 많은 지하철 출구가 있다. 왜일까? 걸으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업무미팅으로 상대의 회사 또는 사옥을 방문할 때 건물 로비에서 층별 입주사 이름을 본다. 몇 층에 공실이 있는 것도 보인다. 저녁 술자리, 독서모임 등으로 약속장소에 가기 전 지도를 검색 지하철 중심으로 거리가 몇 미터 되는지 찍어보고 몇 개 블록인지 확인한다. 필지의 가로세로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눈으로 보는 것이다. 보통 대로변에 접한 필지는 규모가 크고 이면도로의 필지는 작다. 그래서 대로변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골목상권이 발달한 것이다.
처음 가는 지역의 시장조사를 위해 지방 도시를 방문할 때도 목적지를 찾지 못해 헤매었을 때 지리정보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무슨 말이냐? 지역분석을 다녀와 보고서를 작성할 때 장소를 찾아 헤면 지역은 쓸 말이 많았다. 내 경험이 그랬다는 것이다.
저녁 술 약속을 신사동에서 잡았다면 신사역에서 나와 약속장소까지 걸으며 주변을 관찰하는 것이다. 미리 머릿속에 넣은 지도로 길을 찾고, 눈에 보이는 건물과 상권, 유동인구 등을 살핀다. 내가 여기서 장사하면 어떤 업종이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면 재밌기도 하면서 공간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그래서 약속장소에 미리 도착한다.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며 동네 분위기와 건물에 어떤 업종이 많은지, 공실은 없는지, 그냥 자연스럽게 지나치며 본다. 일부러 임장도 다니며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데, 평소 약속장소를 갈 때마다 임장 간다는 생각으로 미리 지도를 보고 지리정보를 기억해 놓으면 쉽게 부동산 공부가 되는 것을 몸소 경험하였다. 이 글을 쓰면서 저녁 약속이 잡혔다. 네이버 지도에서 사당역 ‘방배육감’을 검색한다. 사당역 13번, 14번 출구의 상권을 걸어 보자. 그리고 부동산중개소에 들러 1층 상가 월세와 업무용 빌딩의 임대료를 물어보는 것, 이것이 오늘 해야 할 부동산 공부다.
현재 필자가 이용하는 업무공간은 서울에만 40여 곳이다. 공유 오피스인 ‘패스트파이브’ 자유석을 업무공간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유가 몇 가지 있다. 개인 업무공간으로 저렴하면서도 매우 실용적이다. 월 사용료와 기타 부대비용만 내면 강남 강북 어디서든 나의 업무공간과 미팅룸, 세미나 공간까지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강남역 인근 패스트파이브 미팅룸을 빌려 독서모임을 하기도 한다.
공유 오피스 자유석을 이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서울 주요 지역의 상권 공부를 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패스트파이브 각 지점을 방문하여 일정 기간을 사무실로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의 상권 특성을 알아가게 된다. 서울의 주요 거점별 주거·업무·상권·학군 등의 부동산 지역 답사가 함께 이뤄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거주하는 동네, 일하는 일터 주변 지역을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용산-이태원 상권, 서대문-광화문-종로 상권, 시청-을지로-충무로 상권, 성수-뚝섬-건대 상권, 마포-공덕-충정로 상권, 가양-발산-마곡 상권, 신도림-영등포-여의도 상권, 대림-가산디지털밸리 상권, 신림-서울대-사당역 상권, 양재-강남-신논현역 강남대로 상권, 역삼-선릉-삼성역 테헤란로 상권, 논현-학동-압구정 상권을 패스트파이브 각 지점 사무실로 출퇴근하며 걷고,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이동하면서 서울 지리와 상권을 분석할 수 있었다. 이렇듯 부동산 공부는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다. 그냥 막연히 걷는 것보다는 “알면 보이고 보이면 다르게 다가온다고” 했듯이, 몇 권의 도시 건축 책 읽기를 추천한다. 도시 건축 공간을 쉽고 재밌게 풀어주는 유현준 저자의 《공간의 미래》, 《어디서 살 것인가》, 《공간이 만든 공간》도 좋고 한종수 저자의 《강남의 탄생》, 서울 도시계획 정책의 산증인이 쓴 손정목의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 전 5권》을 함께 읽으면 서울을 이해하고 재테크 측면에서 내가 거주할 곳, 투자할 곳에 대한 정보취득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도시를 걸으면 건강과 돈 벌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즉 지도를 찾아가며 도시 걷기가 재테크다.
넷째, 지수와 평균값을 기억하라.
주식투자에는 다양한 지수가 있다. 그리고 투자 종목의 몇 가지 지수만을 확인하면 대략 우량 주식인지 아닌지 판단이 선다. 그런데 부동산에는 주식처럼 투자의 가치나 판단의 근거가 되는 지수가 매우 부족하다. 정형화 또는 로직화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나만의 부동산 지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도움 될 만한 책이 있다. 국내 1호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기원의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를 보면 다양한 지표를 분석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수로 만들어 시각화했다.
부동산의 특성 중 하나는 가변성과 개별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평균값이 중요하다. 부동산의 가치 판단 기준은 보통 세 가지 원가법, 수익환원법, 비교사례법으로 알 수 있는데 그중 비교사례를 가장 보편적이면서 중요하게 사용한다. 이는 기준이 되는 부동산 물건과 유사한 상품으로 위치, 규모, 브랜드, 시세 등을 서로 비교하여 가치를 판단하는 방법을 말한다. 그래서 평균값을 구하면 여기에 특정 지수를 곱하고 나누고 더하고 빼는 식으로 산출된 숫자를 활용하여 투자 유망지역 또는 상품군, 개별물건으로 폭을 좁혀 갈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외에도 평당가격을 활용하여 일등부터 서열화시키면 이해가 빠르고 암기하기 좋다. 여기에 데이터와 지역을 묶음으로 이해하면 더욱 쉽다.
필자는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함에 있어 5가지 정도만 확인하면 판단이 선다. 부동산 투자를 결정하는 5가지 요소는 수급(수요·공급량, 미분양), 거래량, 매매지수, 전세가율, 인구 증감이다. 이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이와 연관된 부동산 지수를 알아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아파트 수요 추정이다. 주택 수요는 매매가 및 임대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인구수에 0.5%를 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구 100만 도시의 연간 평균 주택수요량은 100만 명에 0.5%를 곱하면 5,000세대가 나온다. 이 숫자가 기준이 된다. 여기서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면 0.6%, 또 아파트 노후도가 매우 높아 재건축 재개발 등의 개발 호재가 여럿 있다면 0.7%를 곱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엔 변수가 작용한다. 서울을 예로 들어보겠다. 2023년 기준 서울시 인구는 약 938만 7천 명이다. 0.5%를 곱하면 약 4만 6,900세대가 적정 수요량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2014년 약 1,010만 3천 명에서 매년 인구가 줄고 있다. 서울시의 인구수가 감소한다고 서울의 주택수요량이 줄어든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면 가수요 즉 투자수요 때문이다. 특히나 서울의 아파트 신규공급에 투자하려는 실수요 및 가수요는 매우 많다. 이를 반영할 경우 필자의 판단은 서울시 인구수에 0.7%를 곱하여 매년 약 65,700세대 이상 공급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가? 2024년 서울시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약 37,800세대다.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서울의 아파트 투자가 안정적이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것이다. 인구는 줄어도 주택 수요가 받쳐주는 도시다. 인구 감소에도 주택 공급이 매년 부족한 도시, 대규모 택지 공급이 어렵거나 가용용지가 부족한 도시 또는 대기업 개발 이슈 및 교통 호재 등으로 가수요가 붙는 곳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아파트 공급량 추정이다. 최근 10년 치 평균 공급량을 계산하여 현시점과 비교하여 판단한다. 아파트 공급량에는 분양물량, 미분양 물량, 입주 물량이 있다. 이중 올해의 적정 분양물량 산정 방법으로는 작년도 미분양 물량에 올해의 분양물량을 더하고 여기에 올해의 미분양 물량을 빼면 된다. 예를 들어 A 도시에 작년 미분양 물량이 1,000세대, 올해의 분양물량이 5,000세대, 올해의 미분양 물량이 500세대라고 하면, 올해의 적정 분양물량은 1,000세대+5,000세대–500세대 하면 5,500세대로 추정하는 것이다. 이들 10년간의 평균값을 구하여 올해 내년 분양예정 및 입주예정 물량과 비교하면 공급물량이 많은지 적은지 알 수 있다. 입주예정 물량은 향후 3년간을 추정할 수 있다. 10년 평균치 보다 월등히 많은 곳은 집값 하락이 예측되는 지역으로 투자 지역에서 제외하면 된다. 한 도시의 적정 미분양 물량도 인구수로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다. 인구수에 0.1%를 곱하면 된다. 즉 인구 100만 도시라면 1,000세대가 적정 미분양 물량인 셈이다. 이 정도 미분양 물량은 시장 분위기에 따라 빠르게 소진 가능하다. 하지만 미분양 물량이 적정지수 대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2024년 4월 현재 대구광역시의 미분양 물량은 9,667세대로 적정지수 대비 약 400%이며, 더욱 심각한 것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12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세가율과 거래량으로 투자 지역과 시점을 판단한다. 전세가율이란 전세가를 매매가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몇 년 전까지 갭투자가 유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전세가율이 90%를 초과하여 거의 100%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투자금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무피 투자, 종잣돈이 오히려 플러스된 플피 투자란 말이 나온 것도 전세가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 70%를 초과할 때 전세수요자가 매매로 전환한다. 이유는 전세 세입자는 매매가의 30% 차액만 마련하면 되고 나머지 차액은 매수 물건의 담보대출을 활용하면 가능하다. 여기에는 대출 금리가 작용하는데, 저금리 추세 또는 고금리에서 금리가 낮아지는 시그널을 보일 때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다. 이것은 거래량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매매 수요가 증가하면서 점차 가격은 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전세가율이 높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매매가 상승이 매우 저조할 수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전세가율이 높아 투자금이 적게 들어가는 것 중 향후 개발 호재와 재개발 재건축이 진행되어 주거환경이 개선될 경우 매매가 상승이 예측되는 것을 고르기 바란다.
다섯째, 인간의 욕망을 관찰하라.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다. 그래서 필자는 ‘마케팅은 인간의 욕망을 이해하려거나 욕망을 부추겨 이익을 보려는 모든 행위다.’라고 정의 내린다. 누구나 욕망이 있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욕망을 인정하며, 때론 욕망을 부추긴다. 욕망을 표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소유’다. 내 것을 갖는다는 의미다. 내 돈, 내 차, 내 땅, 내 집 등 다양하다. 우리 실생활에서 인간의 욕망이 가장 잘 표출된 공간을 말하라면 필자는 모델하우스라고 말하고 싶다. 모델하우스는 ‘욕망’의 상징이다. 개인적 욕망과 사회적 욕망, 정치적인 욕망이 모여 전시되고 거래되는 장소이자 시장(marketplace)이다. 이와 유사한 공간이 하나 더 있다. 백화점이다. 이 둘은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대표적 공간으로 닮은 점도 많다.
두 공간 모두 물건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매우 친절하며, 상품을 설명하거나 공간을 안내하는 도우미, 판매직원이 배치되어 있다. 디스플레이는 화려하고, 구매 욕구를 불러오게 전시한다. 꼭 구매하지 않아도 좋으니 지인들에게 입소문은 내라는 의도가 숨어 있다. 외관도 매우 닮았다. 형태가 직육면체이면서 벽면에는 광고물이 부착된다. 내부로 들어가면 더 유사하다. 창문과 시계가 없다. 모델하우스나 백화점 실내에는 창문이 없어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없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진열된 상품에 집중하라는 의도다. 판매 공간이 썰렁하면 물건 살 사람도 구매 욕구가 줄어들 수 있으니 장시간 체류를 유도하여 항상 사람이 붐비게 한다.
그리고, 줄을 세운다. 각종 이벤트를 기획하여 한정품목 또는 한정 수량을 내세워 고객의 구매심리를 마케팅에 활용한다. 백화점은 정기 바겐세일 행사를 열어 많은 고객을 백화점 안으로 끌어들이고 각각의 매장들은 그들만의 줄 세우기를 한다. 명품샵에 줄을 서 있는 모습은 하나의 특권이며 자랑거리다. 그래서 오랜 시간 줄을 서도 불만이 없다. 모델하우스는 오픈 이벤트를 통해서 줄 세우기를 한다. 오픈빨을 받으려는 시도다. 줄이 길면 관심도가 높다는 의미로 입소문을 내고, 모델하우스 안팎으로 길게 늘어선 모습을 사진 찍어 언론에 기획기사를 내보낸다. 청약을 희망하는 수요자도 긴 줄을 기대한다. 청약에 당첨되면 분양가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쇼핑백을 지급하는 것도 같다. 백화점마다 상징하는 쇼핑백이 있다. 용도는 비슷하나 디자인을 달리하여 백화점을 상징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모델하우스도 아파트 브랜드를 상징하는 쇼핑백을 제공한다. 이 쇼핑백은 물건을 담는 용도 외에 구매자의 욕망을 담아 세상에 퍼트리는 홍보 효과를 의도하기도 한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에 있어 인간의 욕망이 많이 집중되는 지역과 장소, 입지와 공간을 중심으로 투자 물건을 검토하라고 말하고 싶다. 서울에서 사람들의 욕망이 가장 집약된 지역이 강남이다. 강남의 집값이 가장 높은 이유는 욕망이 집약된 입지이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좋은 직업과 상류층 인맥을 만들어 주고 싶은 욕망으로 학군이 좋은 주거 입지를 선택하는 경향도 이런 이유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 도시에서도 선호하는 학군과 주거지가 존재한다. 이런 입지만 골라서 가격이 하락한 시점에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를 골라 투자해도 큰돈 들이지 않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전 투자가 될 수 있다.
여기서 조심할 점은 공급자는 인간의 욕망을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즉 부동산 마케팅에 속아 욕망의 겉모습만 보고 잘못된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가지 사례를 들자면 지난 3년 사이 서울의 강남, 서초, 용산 지역에 많이 공급된 ‘하이엔드 주거상품’으로 포장된 고가의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소규모 주거단지들이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이 치솟자 서울의 부자 동네라고 하는 이면도로의 소규모 땅들이 개발 압력을 받으며 ‘하이엔드’란 이름을 달고 신규 분양상품으로 나왔다. 이들 상품의 특징은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로 구성 또는 공동주택 30세대 미만으로 상품을 계획하여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분양가를 사업주 임의대로 높게 책정하고 고급 인테리어와 초호화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하여 3.3㎡ 당 1억 중반대의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광고와 마케팅 기법으로 분양에 나섰다. 대한민국 0.1%라는 우월감, 특정인만 가질 수 있다는 소유욕, 이런 곳에 살면서 뽐내고 싶은 자랑질과 자부심, 너랑은 다르다는 차별성, 여기밖에 없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다는 희귀성 등을 내세워 인간의 욕망을 부채질하는 VIP 마케팅을 도입하여 판매했다.
그런데 최근 이들 하이엔드 상품이 입주가 안 되어 난리가 난 곳이 한 둘이 아니다. 주변 시세 대비 월등히 높은 분양가 때문에 전세 세입자를 못 구해, 잔금도 못 내고 경매로 나온 물건이 매우 많다. 월세도 주변 여건을 고려할 때 영업직원이 홍보한 예정가보다 현저히 낮게 놓을 수밖에 없으니, 임대수익으로 대출이자도 못 갚는 현실이다. 공급자는 인간의 욕망을 마케팅에 잘 활용하여 하이엔드 상품으로 개발 아니 포장하여 분양하였고, 수분양자는 인간의 욕망에 편승하거나 이용당해 빗나간 투자를 한샘이다.
투자 즉 재테크의 세계는 인간의 욕망을 먹고 자란다. 그래서 인간의 욕망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보는 시각과 판단력이 중요하다. 가장 저렴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독서다. 독서를 재테크의 관점에서 보는 시각이 필요할 때다.
지금까지 독서를 재테크로 연결하는 5가지 습관 만들기에 대해서 알아봤다. 이 모든 것의 출발은 책이다. 독서 습관이 확장되어 메모 습관과 글쓰기로 이어져 이 책을 쓸 수 있었다. 나의 가장 큰 약점인 결정 장애, 우유부단한 성격, 미루는 습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책을 읽고 따라 하면서 실행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었다. 독서의 최종 목적은 변화된 삶이고 이것은 작은 실천에서 시작됨을 깨닫고 일독 일행 독서 습관을 실천했다.
독서는 정신 건강에도 좋다. 독서와 글쓰기 달리기를 묶어 건강한 운동 습관을 생활화하고 있다. 마지못해 출근하는 직장인에서 주도적으로 일을 만들고 성과를 올려 인정받기까지 일과 여가를 활용하여 나만의 독서 경영으로 실천했다. 퇴근 후 남는 시간 또는 주말 여가를 독서모임, 독서 여행, 도시 답사 등의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자기계발과 자산증식에 활용하였다. 독서를 통해 간접경험을 먼저하고 현장답사와 판단, 추진력으로 부동산 투자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재테크의 시작은 독서다. 그래서 독서 습관 만들기가 중요하다. 읽기 습관-메모 습관-글쓰기 습관-실행 습관-건강 습관-업무 습관-재테크 습관을 만들어 간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독서를 재테크와 연결하여 자산증식에 활용한 실제 사례를 말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