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은 살아있다
전설의 언니들
비서로 처음 입문하고 지금까지 동료들을 찾아 헤매면서 고독하고 외로웠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의외로 나와 같은 사람들이 참 많았다. 네이버나 다음카페들을 둘러봐도 비서커뮤니티에 상당히 많은 인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느낀다. 비서들의 현업에서 일어나는 고민과 그에 대한 해답을 서로 나누고 의지하며 또한 서로 도움을 주는 만남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비서가 각자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답을 정확히 짚어낼 해안은 없다. 상사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회사 조직의 문화에 따라, 비서의 성향에 따라 너무도 그 답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넘어가도 좋을 소소한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분노를 일으키게 할 만큼 큰일이 될 수도 있고,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은 보는 시각에 따라 셀 수 없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서는 사람을 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우리가 대하는 사람의 기분과 상황이 오늘처럼 내일도 같으리란 법이 없다.
예전 상황을 떠올리며 “아 그 상황에선 그렇게 하면 됐었지" 하면서 오늘도 안일하게 그 방법으로 해결하려 했다가는 어떤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선례를 참고하지만 늘 새로운 케이스를 대하듯이 신중하고 예민하게 처리하는 것이 좋고,
상황과 시간에 따라 해결법도 다르게 가져가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케이스에 겁에 질려 "어쩔 수 없다" 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우리에겐 먼저 이 길을 가고 있는 언니들이 있음을 잊지 말자.
언니들의 지혜란 정말이지 그 어떤 업무매뉴얼보다 방대하고 깊은 지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언니들은 본인의 존재를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찾을 수 없는 유니콘과 같은 존재가 된 것이지만 어느 기업이라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마치 산신령과 같은 존재가 되어 모두의 추앙을 받으며(사실 아닐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경이로운 존재로 일컬어진다) 늘 같은 자리에서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은채 세상 통달한 사람처럼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언니들은 대부분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고 이젠 더 바랄 것이 없어 보이겠지만, 스스로는 지혜를 나누는 것에 대해 항상 겸손한 자세를 가지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도 않는다. 그래서 인터넷 세상에서든, 책으로 발간된 내용으로든 언니들의 지혜를 엿 보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뜻이 있는 곳에 항상 길이 있지 않은가?
오랫동안 그런 언니들을 찾게 되었고 그 언니들의 말들을 내 글 곳곳에 넣어두었다. 이를 읽고 선배비서들이 후배 비서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여러 지혜들을 조금이나마 전하고 싶다.
이를 통해 간접 경험도 얻고 “저 사람도 저런 실수를 하고 힘든 시기도 있었구나.” 하고 마음에 잠시라도 위안을 얻길 바랄 뿐이다.
가끔 책을 펼치다가 본인이 가지고 있었던 고민의 실마리라도 찾게 되는 기회를 주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그렇기에 부족한 필력으로 라도 매일매일 조금씩 글의 두께를 더해가고 있고, 더불어 내가 끝이 아닌 시작이 되어 후배 비서 님들의 더 아름답고 따뜻한 글들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