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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줄 타기

인생은 외줄 타기

by 구름


광대가 외줄을 탈 때에

흥을 돋워주는 사람, 북을 쳐주는 사람, 구경하는 사람들처럼 그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외줄을 탈 때에는

마치 이 세상에 나와 외줄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바람이 불고 태풍이 와도

그 줄 위에는 나 혼자 서 있다.

주저앉든 앞으로 나아가든 그것은

오롯이 나만의 선택이며 판단이다.


그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답은 없다.

갈 수 있으면 가는 거고

힘이 들면, 상황이 허락지 않으면

잠시 주저앉았다 가는 거다.

그래도 그렇게 잠시 시간을 가지면

줄 외에 다른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응원을 보내주는 사람

대단하다고 손뼉 쳐주는 사람

나의 안전과 안녕을 바라는 사람

나를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

.

.

.

그래서

겁에 질려 주저앉았을지라도

다시 일어날 힘을 준다

그렇게 다시 일어나서 다시

위태위태 줄 위를 걷는다.


하지만 바람에 줄이 흔들려서 무섭다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영영 줄을 벗어나지 못한다.


줄을 벗어나려면

적어도

다시 일어나 완주를 하든

외줄에서 뛰어내리든

둘 중 하나는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종종 줄 위를 걷는 것이 너무 버겁다고 느껴지면

잠시 주저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된다.

그 누구도 나에게 빨리 건너라 하지 않는다.

나 혼자 걷지만 나를 봐주는 모두가 함께 걷고 있다.

그들 모두 나의 여정을 함께 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줄 위에 있는 모든 순간이 모두와 함께하는 공연이고 작품이다.



그래서 인생은 외줄 타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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