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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아파도 발레 (1) : 발레를 시작한 이유

취미발레 3년 차의 발레를 시작한 이유

by 마고

주변 친구들은 많이들 어렸을 때 발레를 배웠다던데,

나는 어릴 적부터 워낙 확고하게 미술을 할 거라고 생각했어서 그런지 그 흔한 태권도, 발레 학원 한 번 가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마음 속에는 발레에 대한 욕심이 남아있었는데 이전 글에서도 말한 것처럼

살면서 한 번 쯤 누구나 자신만의 춤을 추면 좋겠다 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에 적었던 버킷리스트에도 발레 배워보기 가 적혀있고,

어디 놀러가서 사진 찍을 때면 꼭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는 것이 시그니처 포즈였다.


그렇게 직장을 다니기 시작한 지 2년 쯤 되었겠다, 드디어 삶에 여유가 생겨 발레 학원을 등록하러 갔다.


최근, 배우 수지가 SNS에 발레 하는 모습을 올려 취미 발레가 뜨고 있다.

히지만 3년 전까지만 해도 발레는 지금처럼 유행하는 운동은 아니었다.

오히려 요가, 필라테스에 비해 진입 장벽도 높고 쉽게 시작하기 어려운 운동 중 하나였다.


딱 1개월만 해보자 생각하고 발레 학원을 예약했는데

상담해주신 원장 선생님께서 내 어깨와 상체, 하체를 이리저리 돌려보고 뜯어보시더니

몸에 근육이 너무 없다 고 말씀하신 것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렇게 No 근육 직장인이 다녀온 발레 첫 수업 후기는요,

실제로 3년 전 첫 발레 수업 다녀온 날 이 사진을 핸드폰에 저장해놓은 것을 보니 정말 많이 서러웠나보다..


발레라는건 상체와 하체를 동시에 혹사시키는 운동이었다.

우아한 백조에 비유하자면 상체는 계속 위로, 왼 쪽으로, 오른 쪽으로 뻗으며 고정시키고 (능지처참처럼)

하체는 물 아래에서 미친 듯이 움직여야했다.


정말이지 진퇴양난이었다..


발레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허벅지 안쪽에 큰 멍이 들었다.

인생에서 다리를 찢어볼 일이 별로 없던 직장인이 무리하게 클래스를 따라가다보니 생긴 멍이었다.


멍이 든 부위가 욱씬거리면서 아파 일주일을 쉬었는데 그 일주일이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

고작 발레를 2주 밖에 안해봐놓고 뭐가 그리 재미있었는지 그 일주일마저 아쉬웠다.


그로부터 3년 후인 지금은 프론트 다리찢기, 사이드 다리찢기 모두 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론트 다리찢기는 발레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사이드 다리찢기는 다리를 360˚ 로 여는 것만도 1년,

그리고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데 까지는 총 3년이 걸렸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무대에 서있었다.

학원에서 진행한 작은 발표회였지만 약 7분짜리 공연을 나 포함 3명이서 트리오로 올랐다.


단 한번도 무대에 올라 본 경험이 없어 오랜 시간 고민했지만

내 인생.. 언제 또 무대에 올라보겠냐는 마음으로 도전해봤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또, 공연을 한 번 하니까 이전보다 훨씬 실력이 향상되고 발레에 대한 애정도 샘솟게 되었다.

한 번 (세미) 발레리나 체험을 해봤으니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많이들 발레를 시작하는 여러 이유 중 발레복이 예뻐서 도 있을 것 같다.

주변에서 대체 언제부터 발레복을 입기 시작하는지 많이들 물어보는데,

나는 사실 발레를 시작한 지 한 달 여만에 바로 발레복을 구입했다.


발레복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니 처음에는 당근마켓, 중고 카페에서 구매를 했다.


첫 한 달 간 수업을 들을 때는 몸에 달라붙는 운동복을 입었다.

상체와 하체의 움직임, 근육 사용 방향 등을 보기 위해 널널한 운동복은 지양하는 것 같다.


조금 더 발레에 익숙해지고 나서는 온갖 땀복, 워머를 장착했다.

여름도 그렇지만 특히 겨울에는 추워서 몸이 굳는데 수업 초반 매트 스트레칭을 할 때

워머를 둘러입고 전신에 땀을 내면 바, 센터를 할 때 확실히 온 몸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출처 : 유들유들 유튜브 채널

현역으로 활동하는 발레리나, 발레리노도 부상 방지를 위해 두꺼운 상의 워머, 땀복 바지, 그리고 패딩 슈즈를 착용한다.


이제는 레오타드가 너무 많아 집에 있는 레오타드 개수가 일상복 개수보다 많은 지경에 도달했다.

하지만 운동복이 이렇게 예쁘다니, 그래서 왕창 사고 싶다니..

이렇게 예쁜 옷을 입고 운동을 한다니, 그래서 운동을 가고 싶다니..


취미발레를 시작한 지 3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발레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인 발레복 �

몸을 건강하게 가꾸는 작은 사치니까 이 정도는 스스로 눈 감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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