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3년 차, 몸이 변하는 과정
취미 발레를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많이들 물어보기를,
① 발레 운동 돼?
② 발레하면 살 빠져?
③ 발레하면 유연해져?
일단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응, 미친 듯이."
이전 글에서도 썼 듯, 길지 않은 삶이지만 나름 인생에 다양한 운동을 찍먹해봤는데 발레만큼 극악무도한 스포츠는 없었다.
발레를 한 번 해보면 그 외 다른 모든 운동은 달달하게 느껴질 정도.
일단 대부분 발레 수업은 1회 당 80~100분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 30분은 매트에서 몸을 쫙쫙 찢는 스트레칭을.
그 다음 30분은 바를 잡고 동작을 익히고.
남은 시간 동안은 넓은 스튜디오를 가로지르며 번쩍 번쩍 뛰어다니고, 바에서 배운 동작들을 연결시켜 춤 (과 비슷한 것) 을 춘다.
한 번 수업을 들을 때마다 최소 300kcal에서 최대 700kcal 정도를 태워낸다.
땀은 비오 듯 쏟아지는데 빨간 구두를 신은 것처럼 다리는 멈출 수 없고, 그 와중에 한 마리의 우아한 백조가 되기 위해 손끝과 팔꿈치와 어깨와 목과 정수리와 횡경막과 광배와 골반과 발끝과 시선을 끊임없이 챙겨야만 한다.
그야말로, "살려줘."
워낙 고강도 운동이니 살이 빠질 수 밖에 없는 한편,
근육을 키우지 않으면 쉽게 부상을 당하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다른 근력 운동을 동반하게 된다.
발레를 배우기 시작하고 초반 6개월은 주 2회 발레만 갔는데
주 2회 PT를 병행하면서 눈에 띄게 발레 동작 구현의 성공률 (!) 이 높아지는 것을 체감했다.
그 기분에 중독되어 발레를 더 자주 가고, 발레를 안가는 날에는 다른 운동을 챙기는 삶을 3년째 이어오고 있다.
발레를 시작하기 전 나의 몸무게는 48kg.
가볍게 여러 운동을 경험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의 평범한 체형이었다.
하지만 회사에 입사 후, 무방비로 간식을 주워먹어 금새 7kg가 쪘다.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않아 처음으로 발레복을 입었다.
발레복인 레오타드는 수영복처럼 몸에 달라붙기 때문에 거울 너머 나 자신이 살이 찌고 빠지는게 너무 잘 느껴졌다.
하지만 살을 빼려고 시작한 운동이 아니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억지로 살을 빼려 노력하지 않고
그냥 그 때 그 때의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발레를 시작한 지 3년이 된 지금, 나의 몸무게는 44kg.
한창 살이 쪘을 때에 비해 11kg 나 빠졌다.
하지만 절대 단기간에 무리하게 굶어서 빼지 않았다.
건강한 식재료 찾아먹고, 야식 끊고, 술 끊고,
주 2회 발레, 2회 러닝, 1회 PT로 근육량을 늘리면서 체중을 조절했다.
부상 없이 오랫동안 발레를 하기 위해, 그리고 건강한 일상을 위해 지금도 무게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발레를 시작한 후 내 인생은 정말 많이 건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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