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아파도 발레 (5) : 토슈즈 도전기

취미 발레 1년 차에 찍먹해본 토슈즈 도전기

by 마고

취미 발레를 시작한 지 1년쯤 되었을 때 학원에서 진행하는 작은 발표회에 참여했다.

아직은 어설픈 솜씨였지만 얼렁뚱땅 준비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무대 위에 서있었다.

(발표회 준비 과정은 다음 글에서 계속..)


KakaoTalk_20251226_160305125.jpg 뚝딱뚝딱

엉성하게라도 한 번 발표회를 해보니 나름 발레에 자신감도 생기고, 실력도 많이 늘은게 느껴졌다.

그 설레는 마음으로 도전한 것이 바로 토슈즈


무대에 같이 올라간 두 분의 회원님과 함께 세 명이서 토슈즈 수업을 시작했다.

발레를 한다고 하면 많이들 물어보는 것이 처음부터 토슈즈를 신나요? 인데,


토슈즈는 또 다른 신의 경지이기 때문에..

천슈즈를 신고 6개월~1년 정도 수업을 들은 뒤 익숙해지면 선생님의 판단 하에 수업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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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전, 직접 내 발에 맞는 토슈즈를 피팅하고 구매하기 위해 압구정 로데오역으로 향했다.

유명한 토슈즈 피팅샵 대부분이 압구정 로데오역 주변에 있는데,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가면 여러 토슈즈를 신어보고 내 발에 최대한 딱 맞는 슈즈를 구매할 수 있다.


슈즈 가격만 7~10만원 정도에 따로 수선집 가서 리본을 달아야 하고, 토슈즈를 신었을 때 발가락을 안아프게 잡아주는 보조 도구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순식간에 10만원이 넘는 돈을 쓰고 나오면서 발레라는건.. 정말 돈이 많이 드는 취미구나..

하지만, 또 다들 취미에 이 정도는 돈을 쓰고 있겠지..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 발레 토슈즈 피팅 & 토슈즈 수업 브이로그 ▼

토슈즈를 길들이는 과정을 담은 브이로그

너무나도 특별하고 설레는 경험이라 영상으로 담아 유튜브에 업로드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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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처음으로 신어본 토슈즈


모든 학원이 동일하게 수업을 진행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토슈즈 수업을 하기 전 간단히라도 웜업을 하거나 천슈즈 수업을 들어서 몸을 풀어준다.


우리 학원 같은 경우 일주일에 한 번, 평소 듣던 80분의 수업을 끝낸 뒤로 30분을 더 붙여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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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신어보기만 했을 때는 마냥 신기하고 예쁘고 두근거리기만 했다.


KakaoTalk_20251226_160305125_09.png 엉성한 발끝

하지만 토슈즈를 신고 춤이라는 것을 배우기 시작하니 정말 딱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같이 수업 들은 회원님들마다 아픈 부위가 달랐는데 보통 발가락 (특히, 엄지 발가락과 검지 발가락 사이),

그리고 발날 (새끼 발가락 바깥 쪽) 쪽의 고통을 호소했다.


토슈즈는 위로 사람이 설 수 있도록 발 끝에 나무가 들어있는데..

아무리 발을 안아프게 해주는 실리콘 발가락 보호대 (Toesavers 토싱) 를 슈즈안에 넣어도

발가락에서부터 시작해 발등, 무릎까지 타고 올라오는 미친 듯한 고통은 감출 수가 없다.


그렇게 아픈 상태에서 무언가 동작을 하려고 하니, 이게 제대로 될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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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남짓한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진 적이 또 없다.

결국 예쁜 인증샷만 남긴 채 첫 번째 수업은 눈물로 얼룩져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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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름 두 번째 수업부터는 발끝발등을 쓰는 법을 숙지하기 시작했다.

한 번도 발목에 이렇게 힘을 줘본 적이 없어서 발이 퉁퉁 부었지만 토슈즈에 슬슬 적응하기 시작하니 재미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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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같이 수업 듣던 회원님 중 한 분이 더 이상 시간이 안되기도 했고,

아직은 기본 수업에 더 집중하자는 결론에 도달해 토슈즈 수업은 2달만에 막을 내렸다.


그로부터 2년 뒤, 이제 슬슬 토슈즈가 그리워지기 시작하는 요즘

내년 1월의 목표는 토슈즈 수업 다시 듣기!


심지어 나름 토슈즈와 잘 맞았는지 토슈즈 수업 내내 무릎이나 발목이 아팠던 적은 한 번도 없다.

(딱딱한 나무 위에 발끝으로 섰을 때 느껴진 물리적 고통을 제외하고는)


이왕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한다고, 취미 발레를 시작했으니 토슈즈를 1년은 배워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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