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영원에 닿아 그대만의 신부가 되어 바른 순종할지니
소중한 그대여, 존귀하신 님이여.
변치않을 주인이 되어
올곧은 헌신, 성실한 충의 받아주소서.
생에 생을 거듭하여
달콤한 연인,
순결한 정인 되겠나이다.
초록의 영원에 닿아 오직 그대만의
초록의 영원에 닿아 오직 그대만의
오래 전 썼던 사랑 시.
남녀, 이성관계 역시 신의를 기반으로 쌓아올려진다고 생각하는 나는, 상대를 향한 올곧은 헌신과 성실한 충의라는 표현이 사랑 시에 쓰여도 어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변치않을 주인, 초록의 영원이라는 글귀도 불편하지 않다. 과거 일본에서는 남편을 부를 때 슈진(主人)이라고 불렀다고 들었는데, 성차별적이라고 느끼거나 언짢기 보다는 되려 낭만적이라고 여겼다. 내 심장의 주인, 내 영혼의 주인…. 내 남편. 원하는 대상에게 원하는 방식으로 행하는 순종은, 전혀 굴욕적이지 않다. 경건하고도 아름답다. 자발성과 스스로의 선택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재밌는 점은, 이 시를 쓸 때는 연인이 없었고, 마음 속으로 '문학' 그 자체를 그리며 썼었다. 글 속에 녹아있는 애틋함은 문학을 향한 내 순도높은 감정이다. 언제까지고 문예 창작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맹세하듯 썼던 시였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나는 누군가를 사랑 할 때면 셈없이 오직 진정만 담는 편이다. 하여, 문학에대한 애정 역시 날로 깊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분명 일생토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