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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니홉 Aug 23. 2024

'교실에서의 스마트폰 사용' 어느 선까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은 괜찮을까요?

  요즘 고학년 아이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게임, 동영상 시청, 카톡, 인스타 등 어른 못지않게 다양한 사용을 한다. 등하교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위험하게 걸어 다니는 '스몸비'같은 학생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학교 안에서 스마트폰 사용은 어느 선까지 허용하는 것이 맞을까?


  요즘 교실에서 스마트기기 사용이 보편화되었다. 칠판도 전자칠판으로 바뀌었고, 고학년 교실에는 개인당 태블릿이나 크롬북이 하나씩 있다.  편리하기는 하다. 예전에는 자료를 찾거나 컴퓨터작업을 할 때 컴퓨터실에 갔었다. 각 반에 태블릿 보관함이 배부된 후로는 컴퓨터실에 갈 일이 없다. 각자 자신의 태블릿을 가지고 와서 검색하여 자료를 찾는다.


  국어, 사회, 미술 등 수업시간에 스마트기기가 많이 쓰인다.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 글쓰기, 역사나 지리 관련 자료 찾기, 애니메이션 만들기 등. 개인당 스마트기기가 보급되면서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교과서에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활동도 예전보다 정말 많아졌다. 자연적으로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스마트기기를 계속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아이들이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도 자신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은 아이들의 눈이 걱정된다. 하루를 살면서 전자기기의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합산해 보면 엄청날 것이다. 집에서 텔레비전을 볼 때, 학교에서 전자칠판 및 태블릿을 볼 때, 자기 스마트폰 화면을 볼 때를 다 합하면 10시간도 넘을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쉬는 시간에도 화면을 보면 아이들의 눈이 쉴 시간이 없다.


  두 번째로 염려되는 부분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공부할 시간이 줄어든다. 나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우리가 학교에 모여서 공부하는 목적은 '사람공부'를 하기 위함이라고. 다양한 캐릭터의 선생님, 친구들과 만나보면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배운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하며, 장난을 치며, 이야기를 하며 사람공부를 하는 것이다. 쉬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으면 애들은 다들 친구의 눈을 보지 않고 스마트폰 화면을 볼 것이다.


  이런 광경은 사실 우리 주변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다. 계곡에 물놀이를 가도 사람들이 물에서 안 놀고, 물에 발을 담그고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다. 카페에 친구들이 모여 차를 한 잔 하며 잠시 이야기를 하는가 싶더니, 다들 각자의 스마트폰을 본다. 비행기를 탈 때, 지하철을 탈 때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묵념하듯이 자기 스마트폰 화면을 본다. '에이 설마 그럴까?' 하면 직접 유심히 보면 알 수 있다. 그걸 인식하지 못한 사람은 아마도 계속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던 사람일 것이다.


출처: 블로그, 어이묵사의 게으른 공부방

  이런 모습이 쉬는 시간에도 연출된다면 교실 모습이 어떨지 상상해 본다. 다들 자신의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보며 게임이나 동영상 시청을 할 것이다. 미에 관심이 있는 여학생들은 친한 친구들끼리 사진을 찍고 편집하며 놀 것이다. 그러다 수업시작 종이 치면 부랴부랴 스마트폰을 집어넣으며, 나에게 손을 들고 한 마디  것이다.

  "선생님,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어른도 스마트폰을 자기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여 중독적으로 만지작 거린다. 수시로 들여다보고, 뭐라도 하면서 스마트폰을 조작한다. 하물며 아이들은 어떨까? 쉬는 시간 10분을 알차게 스마트폰을 만지고, 수업시간에도 머릿속에는 스마트폰 생각이 가득할 것이다. 그중 간이 큰 녀석은 수업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릴 것이다. 그럼 옆 친구가 손을 들고 말할 것이다.

  "선생님, 000이 수업시간에 핸드폰 하는데요."


  아이들은 어느 정도의 주어진 범위 안에서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질서가 깨어지고 담임과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학교에 간식을 가져와 먹는 학생이 있다고 치자. 처음에는 남몰래 야금야금 먹는다.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별 말을 안 하면 쉬는 시간에 먹는다. 그러다가 수업시간에도 먹는다. 급기야 점심 먹고 난 후 라면을 부셔서 먹고 라면수프 냄새를 교실에 풍긴다.


  스마트폰 사용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쉬는 시간 사용이 허락되면 쉬는 시간에 잠시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수업시간에도 몰래 하려 할 것이다. 점심시간에는 다 같이 모여 게임을 하고, 불량한 남학생들은 다 같이 모여 야한 동영상도 볼 것 같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조금의 틈이 생기면 점점 더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자 할 것이다.


출처: 블로그, 대한민국 경찰청

  요즘은 학교에서 학생들 인권을 중요시한다고 스마트폰 사용을 허락하는 교칙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학년에서 선생님들의 지도 방침은 이러하니 '교실에서 스마트폰 사용은 불가하다!' 하며 고학년을 지도하기도 한다. 학생들 중 누군가 뜻이 있는 아이가 들고일어나 말한다.

  "선생님, 교칙에는 스마트폰 사용이 자유인데, 왜 우리 학년에서는 못 하게 하는 겁니까? 이것은 상위법에 위배되는 것 아닙니까?"

  그 학생의 말이 맞다. 선생님들이 학생을 지도하고자 교칙과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나의 교실에서 쉬는 시간에 스마트폰 사용을 자유롭게 하며 지낸 적은 없다. 하지만 요즘 MZ세대 신규선생님 중에는 그렇게 하는 담임도 있다고 한다. 무엇이 맞을까? IT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대이니 쉬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맞을까? 학교에 등교하면 스마트폰을 끄거나 무음으로 하는 것이 맞을까?


  신기한 것은 학부모들은 쉬는 시간에 자신의 아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하는 담임이 안 걸리길 바란다. 그런데 그 학부모 중 스마트폰을 항시 들여다보며 자신의 손에서 놓지를 못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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