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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니홉 Sep 27. 2024

'차이'를 두고 대하니, '차별'이라고 한다.

담임은 각양각색의 아이들 특성에 맞게 학생을 대하지만.

  요즘 초등학교 한 반 아이들의 수는 20명~27명 정도이다. 1학년은 좀 더 개개인을 신경써주기 위해 14명~16명 정도 된다. 그 한 반의 아이들은 모두 제각각의 성격과 기질을 가지고 있다. 활발한 아이, 조용한 아이, 덤벙대는 아이, 소심한 아이, 대범한 아이, 털털한 아이, 이기적인 아이, 잘 베푸는 아이, 질투가 많은 아이, 폭력적인 아이, 목소리가 큰 아이,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아이 등. 정말 각양각색이다.

 

  3월 2일에 개학을 하여 반 아이들을 처음 만난다. 한 해동안 좁은 교실에서 어떻게든 어울려 살아가야 할 담임과 아이들이다. 담임은 3월 동안 아이들을 파악한다. 담임을 오래 하다 보면 약간은 관상쟁이가 되는 것 같다. 아이들의 얼굴과 하는 행동을 보면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 하지만 지내다 보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아이들도 보인다. 그 학생에 대한 교사의 예상이 맞을 확률이 70퍼센트, 예상과 다를 확률이 30퍼센트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렇게 3월 동안 학생을 파악하여 그 학생의 특성에 맞게 대해준다.


출처: 블로그, 입으로영어 아이티씨교육

  평소에 성실하고 준비물과 숙제를 잘 챙기는 아이가 하루 깜박하고 숙제한 것을 안 들고 왔다. 그 아이는 마음이 정말 여리고, 교사의 한 마디를 마음속에 담아두는 성격이다. 그러면 교사는 그 학생에게 야단보다는 친절하게 한 마디 해준다.

  "우리 00이, 평소에는 잘 챙기더니 어제는 정말 바빴나 보네. 다음부터는 잘 챙기도록 하세요."

  숙제를 안 챙겨 온 것을 알고, 계속 마음에 담아 두었던 그 학생은 선생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마음을 놓고, 앞으로는 숙제를 더 잘 챙겨야겠다고 다짐한다.


  평소에 수업태도가 좋지 않고, 숙제를 내어주어도 해오는 경우가 드문 학생이 있다. 성실하지 않고, 배 째라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는 그러한 학생에게 교사는 어떻게 대하는 것이 맞을까? 초반에는 숙제를 안 해온 것에 대해서 야단도 치고, 부모님께 연락하여 협조도 구한다. 하지만 그 학생은 매번 숙제를 해오지 않고 담임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공교롭게도 위에서 말한 평소 성실한 학생과 배 째라는 학생 두 명이 같은 날 숙제를 해오지 않았다. 후자의 학생은 생각한다. '똑같이 숙제 안 해왔는데, 왜 저 애는 좋게 말하고 나한테는 뭐라고 하지? 우리 선생님이 사람 차별하네.'


  아이들에게 나는 말한다. 평소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이미지를 만드는가가 중요하다고. 평소에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말과 행동이 바른 학생이 한 번 욱해서 욕을 한 경우와 욕하는 것이 생활이 되어 욕을 입에 달고 사는 학생이 있다고 보자. 그 두 학생을 대할 때 선생님도 아이들도 다를 수밖에 없다. 전자의 경우에는 다들 놀랄 것이다. 그리고 오죽하면 욕을 했을까 하며 그 학생의 편에 서서 욕하게 만든 상대방의 잘못을 생각할 것이다. 후자의 경우, 욕을 한 당사자는 그냥 '욕을 하는 나쁜 말버릇을 오늘도 쓰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뿐이다.


  나는 남교사이기에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선생님, 작년 담임선생님은 여자였는데, 여자 애들은 안 혼내고, 남자 애들만 혼냈어요. 맨날 남자 애들한테는 반성문 써라고 하고, 불러서 야단치고."

  그 작년 담임선생님 입장에서는 평소에 별나게 장난치고 밉상짓을 하는 남학생이 참 꼴 보기 싫었던 것이다. 전반적으로 여학생은 얌전하고, 그에 반해 남학생은 별나다. 유독 별난 아이들이 있다. 그 유독 별난 아이들은 자신의 평소 행동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고, 교사의 차별적인 대우에 불만을 표현한다.


  교사도 학생도, 감정이 있고 생각이 있는 인격체이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그날 기분에 따라,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반응을 보인다. AI로봇이 아닌 이상, 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반응을 보일리가 없다. 교사 중에 예의를 정말 강조하는 사람은 예의 없고 버릇없는 행동을 하는 학생이 눈에 거슬린다. 그러면 그 학생에게 계속 예의 관련 야단과 잔소리를 하게 된다. 교사 중에 청결을 중요시하는 교사가 있다. 그 교사는 학생의 책상 및 사물함의 정리정돈, 교실 위생상태에 대하여 계속적으로 잔소리를 한다.


  작년 담임에게는 정말 골칫거리였던 문제아가 올해 담임에게는 수월한 아이일 수도 있다. 담임의 성격, 학생의 기질, 소위 말하는 '궁합'이라는 것이 맞으면 잘 지낸다. 학생도 교사를 좋아하고, 교사도 학생을 대함에 어려움이 없다. 그리고 학생은 교사가 중요시하는 가치를 잘 파악하여 그에 맞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나중에 직장생활을 할 때 상관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그에 맞게 처신하는 것처럼. 사람 대하는 기술을 그렇게 익혀가는 것이다. 교사도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여 그에 맞게 눈치껏 대해준다.


  교사마다 학급경영 방침이 다르다. 어떤 교사는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게 지도한다. 그 반에 아이들 중에는 담임의 방침에 맞게 스스로 잘 생활하는 아이도 있고, 도를 넘어서서 막 나가는 아이도 있다. 그러면 후자의 아이는 담임과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떤 교사는 군대식의 정돈된 모습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억압적인 분위기를 싫어하는 아이도 있고,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질서가 잡혀 난리를 부리는 학생이 없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다. 사실 정답이 없다. 그 반 아이들의 구성에 따라, 교사의 학급 경영 방침에 따라 매 해 다른 반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나는 담임을 하면 아이들에게 학기 초에 이런 말을 해준다.

  "우리가 학교라는 곳, 교실이라는 공간에 모여서 공부하는 이유는 '사람공부'를 하기 위해서란다. 선생님을 대하는 방법, 다양한 성격의 친구들을 대하는 방법은 자기가 직접 경험해 봐야 공부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어찌 보면 살아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부는 '사람공부'가 아닐까! 사람은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이다. 다양한 성격의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면서, 그 사람의 특성에 따라 대하는 방법을, 시행착오를 통해 알아가는 것이다.


출처: 블로그, 여순천스토리

  나도 꾸준히 '사람공부'를 하고 있다. 조용한 아이, 떠드는 아이, 주의가 산만한 아이, 폭력적인 아이, 소리 지르는 아이, 잘 우는 아이, 친구와 어울리기 힘들어하는 아이, 자기 것만 잘 챙기는 아이, 주변을 잘 도와주는 아이 등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그 아이의 특성에 맞게 대하는 방법을 계속적으로 연구하며 찾아가고 있다. 그날 학생의 기분에 따라, 학생의 표정에 따라서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아이의 마음이 안 다치게, 그 학생의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주변에서 보면 아이들을 대함에 '차별'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교사는 그 학생의 특성에 맞게 대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사람을 대하는 일은 참 조심스럽다. 몸이 다치면 상처가 보이고, 어느 정도 치료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이 다치면 눈에 보이지 않으나 분명 상처는 있다. 그리고 그 상처가 아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하여 교사는 오늘도 아이들을 대함에 있어서 '차이'를 두고 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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