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순탄대로 쭉 뻗어나가는 직선 형태의 삶인 것만 같고, 내 인생은 지그재그로 꼬이면서 헤매고 느리게 가고 있는 것 같다. 느낌적인 느낌을 넘어서 확신이 들 때가 꽤 있다.
그런데 직선보다 빠른 곡선이 실제로 존재한다. 사이클로이드라는 궤적이다.
인생이 꼬였다고 느껴질 때마다 사이클로이드를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 잡는 시간을 갖곤 한다.
말로 설명하기 애매한 부분, 힘든 부분들이 있거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 글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경험담과 함께 풀어나가는 내용에서 성장의 계기를 얻게 되었으면 좋겠다.
직선보다 빠른 곡선의 성장법 사이클로이드다.
같은 높이에서 땅으로 향하는 두 개의 미끄럼틀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도착지점은 대각선으로 같은 위치에 설정되어 있다. 하나는 직선으로 땅까지 이어져 있고, 하나는 아래쪽으로 파인 곡선 형태의 미끄럼틀이다. 만약 이 미끄럼틀의 길이를 비교해 본다면 당연히 직선형태의 미끄럼틀이 더 짧다. 우리는 보통 이렇게 짧은 길을 지름길이라 부른다.
미끄럼틀에 동시에 공을 굴렸다. 당연히 경로가 짧은 지름길인 직선형태 미끄럼틀의 공이 빨리 도착해야 한다. 그러나 경로가 더 긴 곡선형태 미끄럼틀의 공이 더 빠르게 도착한다. 누가 봐도 더 멀리 설정된 경로에 공이 빠르게 도착하는 실험을 직접 보면 더욱더 신기하다.
원리는 곡선 형태 미끄럼틀이 직선 형태 미끄럼틀 보다 가파른 각도로 시작하기 때문에, 공에 가속도가 더 붙게 되어 빨리 도착하는 것이다.
실제 현상들에서도 많이 적용된 방법이다.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챌 때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휘면서 들어온다. 쇼트트랙에서 아웃 코스 쪽으로 크게 돌며 가속도를 얻은 후 인코스로 들어오면서 추월한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직선이 아닌 S자로 운동하며 더 빠르게 움직인다.
가속을 하기 위해 곡선이 필요하다.
위 실험에는 지켜야 하는 조건이 있다. 가속이 붙으려면 시작 위치가 중요하다. 가속이 붙지 않은 상태면 무조건 경로가 먼 곡선이 느릴 수밖에 없다. 목적지도 확실히 설정이 되어있어야 한다. 결국 여러 특정 환경이 갖춰져야 사이클로이드가 완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환경들을 나열해 보자.
위치. 가속. 속도. 경로. 목적지다.
이렇게 얻은 단서들로 계속 헤매고 있는 성장 곡선을 사이클로이드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변환을 해보자.
위치 = 현재 상태
현재 상태는 예시로 설명했던 실험과 같이 안정적인 위치가 아닐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장 과정에서 좋은 지점을 선점하고 있기는 어렵다. 어느 정도의 상황인지만 체크하고 넘어가도록 한다.
가속 = 동기
강한 동기가 있어야 실행을 한 번이라도 해 볼 수 있다. 적어도 '할 수 있을까?' 정도의 생각이 들어야 도전해 볼 수 있다.
속도 = 실행력
생각만으로 막연했던 것들을 하나씩 실행하여 검증해보는 단계다.
경로 = 방향성
실행을 했을 때 효율성을 높이려면 좋은 방향을 찾아나가야 한다.
목적지 =목표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과정에서 확신을 갖고 나아가려면, 어느 정도 목표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김앤트, 승기, 23.2x28.2cm, Charcoal 25 min, 2022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정말 중요한 요소들이다.
동기가 없으면 실행을 못 한다. 실행을 못하면 방향만 상상하고 있어야 된다. 방향을 잡아도 목표가 없으면 흐지부지될 확률이 높다.
반대로 바꿔서 적용해 봐도, 목표가 없으면 방향이 안 잡힌다. 방향이 없으면 실행하기 막막하다. 실행이 없으면 동기를 검증해 보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된다.
이것들은 결국 순환 관계에 있다.
계속 돌고 돌며 맞물리는 관계다. 실험단계처럼 첫 번째와 마지막을 나눌 필요가 없다.
누군가는 동기가 부족한 상황. 실행을 못하는 상황. 방향성이 안 잡히는 상황. 목표를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 각자 현재진행하고 있는 과정이 다르며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그동안 동기, 실행, 방향성, 목표를 한 번도 갖추지 못했었던 것은 아니다. 모두 경험해 보며 진행하다가도 어느 순간 특정 구간에서 멈춰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멈추지 않고 순환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개별로 세분화하면 카테고리가 더 많아지기 때문에 큰 순환 단계로만 설명한 것이다.
스스로 현재 놓인 상황이 어느 곳인지 알아야 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동기, 실행, 방향, 목표 중 가장 부족한 부분이 어느 곳인지 자가 진단을 해보면 된다. 그 지점부터 순환하듯 과정을 돌려 채워 나가면 좋다.
사이클 로이드를 성장과정으로 변환하는 개념과 방식을 인지하고 파악하면, 같은 정체 구간에서도 받아들이는 느낌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제대로 다룰 수 있을 때, 직선보다 경로가 먼 곡선이어도 강제적인 최단 거리로 좁힐 수 있는 방식을 익히게 된 것이다.
도착 지점은 각자 모두 다르다.
성장 과정은 사이클로이드 실험 같이 표면적으로 나오는 수치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유지력이 필요하다.
현재 길을 잃고. 꼬이고. 막막하고. 힘들고. 주저하고. 멍해지고. 멈춰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헛된 일이 될 리 없다. 조금씩 풀리다가 가속도가 한번 붙었을 때, 하나도 빠짐없이 연료로 녹아들면서 합쳐진다.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이상한 경험들까지도 추진력으로 변환되기 시작하면서 성장 속도가 크게 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