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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대문자 P의 한 달 살기 짐 싸는 법.

by John 강 Jun 16. 2024

0일 차

mbti 대문자 P의 한 달 살기 짐 싸는 법.     

 최저가 항공권. 7kg 한도의 작은 기내용 캐리어에 한 달 동안 베트남에서 쓸 물건을 전부 챙겨야 한다. 일단 기내용 캐리어를 바닥에 깔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뭘 챙겨야 할지 고민한다면, 저 캐리어를 알차게 채울 수 없다. 저지르고 수습하는 삶에 익숙한 P이기에 뭘 포기할 수 있는지부터 생각한다.


  제일 먼저 세면도구를 포기한다. 씻는 걸 싫어하고 더러운 걸 The Love 해서가 아니다. 베트남에는 가성비 좋은 치약과 샴푸 그리고 비누가 많기에 굳이 챙기지 않는다. 그리고 어차피 한 달 갈 거면 집에서 조금 챙겨가는 것으론 부족하다.


 다음으로 화장품을 포기한다. 피부관리를 한다고 좋아질 피부가 아니다. 살찐 사람을 긁지 않은 복권이라 부른다. 하지만, 긁어서 꽝이 나올 게 뻔한데 열심히 살을 빼는 사람은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관리한다고 해서 좋아질 피부가 아니다. 그저 최소한의 양심으로 작은 선크림만 하나 챙긴다.


 머리카락이 짧으니 헤어드라이어는 필요 없다. 동남아 필수품이라는 샤워기에 꽂는 정수 필터도 필요 없다. 베트남보다 수질이 떨어진다는 인도네시아에서도 3년 동안 버텨낸 피부다. 필터는 사치다. 그리고 혹여나 필요하다면 현지에서 사면된다. 한국에서 사 가는 것과 가격이나 질적 측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됐다. 이 정도면 충분히 포기했다. 이제는 꼭 필요한 걸 챙겨야 한다.


 제일 먼저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낡은 옷을 챙긴다. 단기 여행자들은 모르지만, 한 달 살기 같은 장기여행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빨래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장기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빨래 때문에 속 안 썩어 본 사람이 없다. 무조건 한번은 빨래 때문에 속상한 일이 생긴다. 건조기 문제로 빨래에 구멍이 뚫린다던가, 현지에서 산 옷과 같이 빨래한 다른 옷들이 이염되는 때도 있다. 조심한다고 조심해봐도 빨래를 돌려보기 전까진 알 수 없다. 그래서 낡은 옷을 입고 빨래를 돌려보면서 세탁기 상태나, 빨래방 상태 그리고 새로 산 옷에서 물이 빠지는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다음으론 작은 가방을 챙긴다, 더운 동남아에서 낮에 돌아다니면 주머니에 있는 지갑에도 땀이 찬다. 가죽으로 된 지갑은 수명이 급속도로 줄어든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갑과 핸드폰을 넣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작은 가방은 필수다. 


3만원 주고산 가죽 가방이다.  지갑 핸드폰, 테블릿  무선키보드, 그리고 작은 책 한권이 들어가는 여행 필수 가방이다.3만원 주고산 가죽 가방이다.  지갑 핸드폰, 테블릿  무선키보드, 그리고 작은 책 한권이 들어가는 여행 필수 가방이다.


 마지막으로 보통의 여행자처럼 긴 팔 바람막이 하나, 반바지, 사원 입장용 긴바지, 가벼운 운동화. 양말, 속옷. 수영복, 수경 그리고 남는 공간은 반팔 티로 가득 채운다. 무게를 재보고 7kg이 넘으면, 노트북 가방에 최대한 쑤셔 넣으면 한 달 살기 짐 챙기기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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