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없었던.

아저씨의 망치와 나의 공구통

by 날개

꼭 갖고 싶은 것 말해 보라던 남편에게 나는 공구통이라고 했더랬다. 생일 선물을 고르기가 힘들었던 가 보다.

왜?
그냥......
결혼하고 나서 시아버님의 나무 공구통이 얼마나 좋았던지......
칸칸이 모여 있는 작은 못. 대못을
마루 밑에서 가끔 꺼내 보던 새댁시절.
세월이 흘러 내 사업장은 통째로 공구통이 되었건만 아직도 난 내 공구통이 갖고 싶다.
어린 날 부엌문 손잡이의 못이 삐져나와 있는데 우리 집엔 망치가 없었다.
남정네 없는 삶이 그랬지만 엄마가 망치질하는 것을 본 적 없는 나는 앞집으로 망치를 빌리러 간 적이 있었다.
목수였던 최 씨 아저씨는 뭐 하려느냐 물으셨고 난 그냥 망치만 빌려 달라고 했다.
아저씨는 장도리를 쥐어 주시며 못도 몇 개 손에 쥐어 주셨더랬다
톡. 톡. 안된다
통. 통. 못이 삭아서 휘어버린다

탕. 탕.

됐냐?
아저씨가 웃으며 보고 계신다.
내 손에서 장도리를 가져가시더니
못을 갈라진 쪽에 끼우고 끼~~ 익 빼시는 게 아닌가.
아저씨는 뺀지로 못을 쥐고 못이 빠진 자리에 툭. 툭 박으신다. 신기하다
툭. 툭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공구통을 갖고 싶었던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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