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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유 May 20. 2024

고양이파 인간과 강아지파 인간 - 당신은 어느 쪽



... 어느 날 n 년 차 집사인 내게 무시무시한 전화 한 통이 걸려오는데...



( ..? 받지 마라냥 불길 하다냥 ...? )



' 저기 ~ 여행을 가게 돼서 그런데, 혹시 우리 집 강아지 좀 봐줄 수 있어?

산책도 시켜주면 더 고맙고 ... '


평소 산책이 필요 없는 얌전한 고양이들의 집사인 내게 에너지 뿜뿜인 강아지의 난이도는 고강도 그 자체


틈만 나면 달려들어 물고 빨고 밥을 먹고 있으면 호시탐탐 노리다 기어이 반찬 한 점을 뺏어먹는 그 기묘한 적극성


하루에 산책을 몇 번이나 가야 하는 그 극악무도한 발랄함


강아지를 기르는 사람들을 보면 아 진짜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나는 무리겠구나 생각을 했었다


예전에 지인의 강아지를 산책시켜 본 적이 있었는데

힘이 얼마나 센지 나를 이리 끌고 저리 끌고 차라도 오면 위험해! 땀이 삐질삐질


' 아, 그리고 문 열면 강아지가 튀어나오거든. 도망갈 수 있으니까 문 열 때도 조심해야 돼. '


' ... 네? '





... 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강아지도 낯을. 나를 보더니 무엇 ..? 어디서 온 생명체? 쭈뼛쭈뼛


오호라 너는 내 주인이 보낸 자객 ... 이 아니라 나를 보필하러 온 부하이구나



계솟 어색해하다 신책 가자! 목줄을 흔드니 그때서야 마음이 스르륵. 신난 강아지.



빨리 따라오개



그 몸뚱이로 내 스피드를 따라잡을 수 있개?



너는 따라만 오개. 참새는 내가 잡개





길 복판에서 꼬물거리는 작은 애벌레? 도 발견. 사진은 못 찍어서 인터넷에서 발굴.


조금 놀랐는데 가까이 보니 귀엽게 생겨서 마음이 스르륵. 역시 귀여운 게 최고구나, 판을 치는 외모지상주의를 새삼 실감



산책 하다보니 나도 신나서 막 같이 뜀.



결론 : 견주들은 그래도 강아지 덕분에 강제라도 운동을 하는구나

어쩐지 견주들이 집사들보다 더 건강해 보였


- 내일도 산책 시켜줘야 함


- 강아지도 낯을 가리는 걸 발견. 다른 지인의 강아지는 보자마자 폭풍 애교를 부렸는데 조금 달랐다.

( 이 아이는 보호소 출신. 기간 내에 입양이 안되면 안락사 예정이었던 아이를 데려왔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눈치를 보고 자랐던 걸까. 뭔가 조금 주눅들어 있는 것 같다 )




- 집에 가보니 우리 집 냥이들은 여전히 집 밖은 위험해 일단 어서 츄르를, 을 시전



결론 2 : 내일은 좀 더 친해질 수 있을까?



이전 05화 마감을 끝낸 후, 우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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