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힘을 믿어요
졸업 후 뉴욕 중심가의 고층 빌딩에서 화려한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정작 나에게 아름다움, 우아함, 상실 그리고 어쩌면 예술의 의미를 가르쳐준 것은
그런 조용한 공간들이었다.
2008년 6월, 형이 세상을 떠나고 나자 나는 내가 아는 공간 중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서,
떠올릴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일을 하는 일자리에 지원했다.
가능하면 미술관이 조용한 아침에 오세요. 그리고 처음에는 아무하고도, 심지어 경비원들하고도 말을 하지 마세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면 눈을 크게 뜨고 끈기를 가지고 전체적인 존재감과 완전함뿐 아니라 상세한 디테일을 발견할 만한 시간을 허락하세요...... 어쩌면 그 침묵과 정적 속에서 범상치 않은 것 혹은 예상치 못했던 것을 경험하는 행운을 누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많은 경우 예술은 우리가 세상이 그대로 멈춰 섰으면 하는 순간에서 비롯한다. 너무도 아름답거나, 진실되거나, 장엄하거나, 슬픈 나머지 삶을 계속하면서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순간 말이다.
예술가들은 그 덧없는 순간들을 기록해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