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 그리고 그를 향한 사유
강렬한 체험이었다. 토끼를 길러 본 일도 그랬지만 그걸 노래로 만든 건 훨씬 더 했다. 왜 이런 이상한 짓을 하라는지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근질거리는 듯한 기쁨. 다른 누구의 것과도 다른 나만의 것을 얻었다는 감각. 그런 걸 느꼈던 것 같다.
인간이 자연을 지킨다,라는 식으로 우리는 말하곤 한다. 환경 문제를 언급할 때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건 발상 단계에서부터 잘못짚은 말이다. 인간이 자연에 거는 부하(負荷)와 자연이 허용할 수 있는 한계가 서로 맞아떨어지지 않을 때, 패자가 되는 쪽은 당연히 인간이다. 즉 난처해지는 쪽은 인간이지, 자연은 전혀 난처하고 말 것도 없다. 자연의 거대함, 강함에서 보자면 인간이란 정말 한주먹감도 되지 않는 소소한 존재라는 사실을 그 여행 내내 얼음과 물의 세계에서 보내면서 끊임없이 느꼈다. 그리고 인간은 이미 없어도 좋을지 모른다고도 생각했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그린란드에 갔을 때 느꼈던 체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