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엄마와 함께 사는 건 행운
빵집 직원과 건설자재 회사 인부가 가진 공통점이라면 누군가에게 고용(雇傭)된 사람이고, 몸으로 하는 일에 익숙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공통점이 있다. 서 있는 자도, 쪼그려 앉은 자도 의자를 를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인부들도,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도,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일하는 나도 모두 의자가 없다.
온종일 서서 두 다리로 삶을 지탱한 지, 칠 년이 되어 간다. 해가 바뀔 때마다 몸이 조금씩 기우는 걸 느낀다. 한 평 남짓한 나의 작업공간에 의자는 없다.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데다, 앉을 시간도 없어서다. 내 의자가 없을 뿐, 매장에는 의자가 많다. 손님들이 편히 차를 마시며 쉬어 갈 수 있도록 은은한 조명 아래서 의자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의자가 비어 있어도 내가 앉을 수 없는 곳, 직원인 나는 의자의 주인이 아니다. 물리적으로 열 발자국 거리에 있는 의자가 심리적으로는 한없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