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바쳐 만든 물건이 가진 의미
아래 사진은 코끼리 상아로 만든 조각이다.
사람 주먹크기 정도 사이즈로 조각이 참 섬세하다.
그렇지만 박물관에는 워낙 이런 것들이 많으니 그냥 그런갑다 하고 지나치기 쉽다.
그럼에도 이게 특히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이걸 만드느라 걸린 시간이다.
도대체 이게 뭐라고 30년이나 걸려서 만들었을까?
30년이면 인생 전부가 아닌가?
더더군다나 그렇게 오랜 시간 공들여서 만들었는데 작품 이름도 없다.
그래서 그냥 아이보리 볼이다.
이건 그냥 장난감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참 허무하다.
황제에게 바칠 장난감하나 만들려고 30년을 바친다고?
그게 가능한가?
상아를 가지고 만든 게 장난감인데, 좀 신기한 걸 만들어보겠다고 머리를 굴려봤나 보다.
맨 왼쪽 사진인 공 모양이 총 18겹으로 되어 있다.
이게 장난감인 이유는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으면서 가장 안쪽에 있는 공에 닿기까지 요리조리 굴려가며 놀 수 있기 때문이란다.
안쪽 겹겹이 쌓인 층들이 움직일 수 있단다.
그럴 수 있게 일일이 조각을 했다고.
저 구멍들 사이로.
얼마나 공을 들였을까.
그 조각가는 거북목이며 거북등, 허리디스크, 목디스크로 진작에 고통받았을 것 같다.
그래도 삶이 충만했을까?
이걸 황제에게 진상할 생각에?
그 가족들도 영광이었을까?
그 덕에 먹고살 수 있어서?
너무 의문이 많이 남는다.
맨 오른쪽 빨간색 배경에 있는 것도 마찬가지인데, 이건 더 대단하다.
총 24겹인가 27겹쯤으로 훨씬 더 오래 걸렸다고 한다.
100년... 이건 한 3대에 걸쳐서 만들지 않았을까?
한 명이 만들진 않았을 것 같다.
이런 걸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인원이 동원되었을까?
그 사람들은 현타가 오지 않았을까?
내가 예술을 잘 몰라 이런 생각 따위나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저 그렇게 평생을 하나에 매진하는 삶이 부럽기도 하고 그게 가능한 삶이 있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어쨌든 이게 굉장히 신기해 보인 건 마찬가지였는지, 기계로 만들려고 시도해보았다고 한다.
당연히 저렇게까지는 못 만들었다고.
그래서 미스터리로 남아있다고 한다.
인간의 한계란 정말 무궁무진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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