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뜬금없는 인터넷 카페에서 알림이 떴다.
[내 글을 좋아합니다.]
한참 들어가지 않던 카페였는데, 갑자기 '좋아요' 알림이라니?
도대체 내가 여기다 무슨 글을 썼나 싶어 얼른 들어가 봤다.
세상에... 2011년에 쓴 글에 '좋아요' 알림이 눌러졌던 거다.
그때 공무원 시험 준비하면서 가입했던 카페 중 하나로 등업하려고 쓴 글이었다.
내가 그 카페에 쓴 글이라고는 가입인사 글과 그 등업용 글 딱 2개였다.
등업용 글이라기에는 제목부터 "등업을 위해 돈 모으는 팁 한가지"다 보니 웃음부터 나왔다.
너무 부끄럽기도 했다.
그 어린 나이에 뭘 안다고 저런 주제로 글을 썼을까.
도대체 누가 이런 부끄러운 옛날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었을까.
글 쓴 당사자는 까맣게 잊고 살고 있는데 말이다.
인터넷에는 모든 흔적이 있다더니 살짝 무섭기도 했다.
정신을 차리고 내 글을 찬찬히 읽어보았는데 아니 글쎄 생각보다 괜찮았다.
'어머! 내가 이랬구나!' 싶어서 놀랍기도 했다.
특히 2008년 즘에 세전 9천만원이나 벌었다니 입이 떡 벌어졌다.
그 돈 다 어디 간 거냐?
아무튼 나는 내 스스로가 많이 변한 줄 알았는데, 글을 기준으로 보면 거의 변한 게 없었다.
가치관이라는 게 잘 안 변한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제목은 '팁 한가지'였는데, 막상 보면 8가지로 구분해서 참 정성 들여 적어놓았다.
11년도와 25년도의 간극은 10년 이상인지라 강산이 변한 만큼 변한 것도 있었는데, 생각만큼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그 8가지는 다음과 같았다.
1.월급통장 CMA
2.주택 청약 종합 저축
3.장기저축마련 & 연금
4.보험
5.펀드
6.주식
7.부동산
8.적금
그 외에 금융지식 및 영어공부하라는 잔소리까지 추가다.
그때부터 꼰대 기질이 다분했다.
주저리주저리 정말 말이 많았구나.
정말 CMA랑 장기저축마련은 언제 적 이야기인지, 여기서 나이가 드러난다.
청약저축도 딱 300만원만 불입하라고 써놨는데, 요새 300만원 가지고 어디를 청약하라고 그랬는지 웃긴다.
보험이나 주식, 부동산, 적금은 비교적 통찰력이 있었다 싶다.
지금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내게 이런 능력이 있었구나 싶어서 대견하기까지 했다.
당시 부산저축은행 사태까지 언급해서 예금자보호 한도까지 신경 써놓았다.
해기사들은 무지성 저축을 많이 하니까 5천만원 한도 신경 쓰는 거 당연하다.
펀드는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을 추천했던데 뭘 알고나 한 소린지 모르겠다.
펀드도 함부로 할 게 아니라는 걸, 주식과 마찬가지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전문가가 당연히 나보다 잘할 줄 알았으니까.
그렇게 14년 만에 마주 본 나의 흔적은 내게 큰 여운을 남겨주었다.
인생은 결국 내 선택대로 흘러간다는 사실을.
어찌나 저찌나 해도 지금의 나는 내 선택대로 살아온 결과라는 것을 말이다.
내 믿음, 내 가치관을 따랐고, 행동했고, 살아왔다.
그게 지금의 나다.
미래의 나도 지금 내가 하는 선택들로 이루어진 결과일 게 뻔하다.
그걸 다시 깨닫게 되니 불안했던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게으름 피우고픈 마음이 조금 사라진다.(많이 사라지면 좋으련만...)
제목 : 등업을 위해 돈 모으는 팁 한가지
작성일 : 2011.08.24
대기업에서 승선을 했는데도 돈이 별로 없고
원천징수를 보면 일년에 9000만원 벌었다는데도 돈이 별로 없고 ㅡㅡ
이런거 보면서 정말 버는 돈과 모은 돈은 차이가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1. 배타는 사람들에게 일단 CMA는 필수 입니다.
월급 통장을 CMA로 하세요.
그리고 왠만하면 예금자 보호 되는 상품으로 하세요.
주로 종금사에서 보호를 해주구요. 가장 유명한 곳은 동양종금입니다.
2. 주택 청약 종합 저축
딱 300만원까지만 넣고 그 이후론 불입하지 마세요.
300만원에 중소형 평수 청약 신청하는데 필요한 돈입니다.
사는 지역은 어디든 상관없으니 세대주 옮기고 하는 일은 나중에 하세요.
청약하는 기준일 직전에만 주소지를 부산이든 서울이든 옮기면 되거든요.
3. 장기저축마련 & 연금
저는 비추천 입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젊은이 들에게 아직 꿈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고 도전할 일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모험도 많이 해야할테구요.
장기저축은 7년짜리라 만기까지 저축을 한다면 상관은 없겠지만
그 사이에 변수가 많아요.
승선을 마치고 난 후에 드는 걸 추천합니다.
연금은 결혼을 한 후에 가입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전엔 돈이 많이 묶이기 때문에 별 쓸모가 없어요. ㅡㅡ
4. 보험
보험은 실손보험으로 10만원 이하를 추천합니다.
그 이상의 종신보험이나 암보험은 젊은이에게는 별로에요.
이런 보험도 결혼한 후에 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사실 배타다가 사고가 난다면 회사에서 보상을 해주기때문에 개인 보험은 그닥 많이 필요친 않아요.
5. 펀드
펀드도 주식형으로 10만원
혼합형으로 10만원
채권형으로 10만원
이렇게 세가지 형태로 불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금액은 더 넣고 싶으면 더 넣으세요.
이왕이면 꼭 비과세되거나 세금우대가 될 수 있는 상품으로 가입하시길 바랍니다.
6. 주식
전 개인적으로 주식에 대해서 별로 안좋아합니다만.
주식으로 돈 버는 사람들은 이해 불가 ㅡㅡ
실제로 목돈 만져본 사람은 드뭄
주식 한번사서 1년이상 묵혀둘수 있는 사람만 하는게 나을 것 같구
그 돈의 범위도 손해를 봐도 괜찮을 정도의 범위가 나을 것 같애요.
7. 부동산
부동산은 살면서 필수입니다. 모르면 모르는 만큼 당해요.
지금 당장 집을 사지 않더라도 어느쪽이 살아보니 좋더라.
어느쪽이 집값이 올랐더라 거긴 왜 올랐을까 등등
항상 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평생에 다들 한번 이상은 집을 사게 되어있고...
안사더라도 평생 월세나 전세를 전전하면서 살게 되어있습니다.
집은 사람이 사는 기본중에 기본 이니까요.
부동산 절대 외면하지 마시고 꼬옥 꼬옥 공부하세요.
선기장님들이랑 부동산 이야기 하시면 좋아하실듯 ㅋㅋ
주식 애기만 하지말고 부동산 이야기 많이 하세요~~
8. 적금
적금은 목돈을 모으는데 필수이죠.
제2저축은행은 예금자보호가되는 5000만원 한도 범위내에서 이용하고
그 이상은 꼭 은행을 이용하세요.
그래도 새마을 금고나 신협은 꽤나 신용도 두텁고 하기 때문에 조금더 많이 에금 하셔도 괜찮을 것 같네요.
요새 부산저축은행 때문에 시끄럽지만 예금자보호가 되는 5000만원 이하를 넣은 사람들은 사실 조용합니다.
확실한 보장이 되니까요.
하지만 그 이상을 불입한 사람들 억장이 무너지는 거겠죠.
종자돈을 모을 때까지는 은행이 안전한 듯 하네요.
배타면서도 절대 금융 지식을 놓지면 안되요.
금융은 살아가면서도 꼭 필요한 지식입니다.
돈이 있는 상태에서 배를 내리면 사람이 여유가 생기고 활력이 생깁니다.
또한 직장도 여유롭게 좋은 직장에서 사람을 뽑을 때까지 영어공부나 하고 취미생활하면서 기다릴 수 있어요.
근데 돈이 없으면 승선을 그만두고 금세 1~2달 후에 아무 직장이나 이정도면 괜찮지 뭐 하고 들어가게 되는 거죠.
적어도 승선을 그만 둔 후에는 1년간의 여유를 가지고 정보를 수집하고 회사를 지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영어 실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겠죠.
연봉 5000만원인 모 회사에서 최종에서 1항사와 2항사가 남았습니다.
1항사는 7년을 승선한 사람이고
2항사는 3년만 승선한 사람이었어요.
둘다 나이는 비슷 2항사출신이 삼수를 했기 때문에.
2항사출신은 3년 승선하고 1년을 놀았고
1항사는 승선마치자마자 지원한 사람이었고요.
결국..... 영어 잘하는 2항사가 붙었더라구요.
탱커 1항사를 제치고 컨선 2항사 출신이 말이에요.
휴~~ 등업 되겠죠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