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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메리 Jul 18. 2023

13. 캐나다 입항이 좀 더 긴장되는 이유

여자 항해사부터 선박교통관제사까지

이왕 캐나다 이야기를 한 김에 하나 더.

선박이 항구에 접안하기 전 담배나 술 같은 면세 물품들은 사전에 봉해놓는다.

그러지 않았다가 만약 세관 검문에 걸리면 골치가 아파진다.

나도 실수를 한 적이 있는데 담배 수량을 적는 단위를 잘못 적어서 곤란해질 뻔한 적이 있었다.

후진국 공무원들은 이런 검문으로 돈을 챙겨야 하니까 더 꼼꼼히 보는 편이어서 인도에서 걸렸다.

다행히 선장님이 담배 몇 갑으로 해결을 했다.

으으으 바보 같은 실수다.


아무튼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서, 캐나다만 다른 나라 항구랑 다른 점이 있었다.

당시가 2007~8년이었는데 캐나다에 입항할 때는 반드시 음란물을 면세물품과 같이 봉해놓아야 한다는 거다.

정말 번거로운 일이었다.

다른 챙겨야 할 일들이 많은데 굳이 귀찮게 하드디스크 연결된 걸 빼서 넣어놔야 한다니 '도대체 왜?'


아니나 다를까 세관이 올라와서 컴퓨터 점검을 했다.

정말로 포르노를 점검했다.

미처 챙기지 못했던 컴퓨터 드라이브에서 검사관이 포르노를 찾아냈다.

식은땀이 흐르는 순간이었다.

당시에는 그냥 건너 들어서 포르노가 있으면 무조건 잡히는 줄 알았다. 철컹철컹.


그런데 아동포르노만 대상이었다.

1993년 아동포르노법이 제정되어 음란물을 점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동포르노가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했고 없으니 무사히 통과했다.

정말 민망하지만 다행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런 걸 보는 사람이나 만드는 사람이 있다는 게 상상이 안 가서 놀라웠고, 캐나다는 얼마나 선진국이기에 이런 것까지 신경 쓰는 걸까 싶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호주도 비슷하다고 했다.

그런 나라들에서 그런 영상물이 만들어지고 유포되어서 그런 걸까?

땅 덩어리가 넓고 인구는 적어서 잡기가 힘든가?

그럼 미국은 왜 조용하지?

알 수가 없다.

한참 시간이 흐르고 나서는 일반 여행객들까지 검사를 확대했다.

그래서 일반인들에게도 캐나다 입국 시 조심하라는 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이래저래 아리송한 세상이다.


그나저나 캐나다 식당에서 밥 먹고 사진까지 같이 찍어준 이쁜 종업원한테 팁을 안 주고 온 게 아직까지 마음에 걸린다.

미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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